영남취재본부 권병건기자
의성군이 노지 사과 재배에 인공지능(AI)과 로봇 기술을 접목하는 대규모 실증사업에 나선다. 기후 위기와 고령화로 한계에 직면한 전통 과수 농업을 데이터 기반 산업으로 전환하겠다는 전략이다.
의성군 청사
의성군은 농촌진흥청이 주관한 「노지 스마트기술 융복합 실증모델 확산」 시범사업 공모에 최종 선정돼, 2026년부터 2027년까지 2년간 총 40억 원을 투입해 사과 산업의 디지털 전환을 본격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번 사업은 노지 재배 환경에서도 경제성이 확보 가능한 스마트농업 모델을 구축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군은 사과 작목을 대상으로 30ha 규모의 스마트과원을 조성하고, 인공지능·데이터·로봇 기술을 결합한 핵심 노지 스마트기술을 단계적으로 적용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는 ▲기상재해 조기경보 시스템을 통한 이상기후 대응 ▲토양·생육 데이터를 활용한 스마트 관수 시스템 ▲무인 해충 예찰·방제 시스템 ▲제초·운반 자동화 로봇 ▲수정 효율을 높이는 스마트 벌 사육 시설 등이 투입된다. 이는 기상 리스크와 노동력 의존도가 높은 노지 사과 재배의 구조적 취약점을 기술로 보완하기 위한 설계다.
의성군은 이번 실증을 통해 작업 자동화와 정밀 재배 체계를 구축함으로써 노동력 투입을 30% 이상 절감하고, 기상재해로 인한 생산 변동성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실시간 데이터 기반 관리 시스템은 품질 편차를 줄이고, 의성 사과의 상품성과 시장 경쟁력을 동시에 끌어올리는 효과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김주수 의성군수는 "이번 공모 선정은 의성군이 지속해서 추진해 온 디지털 농업 혁신 노력이 성과로 이어진 것"이라며 "기술 전시용 사업이 아니라 농업인이 실제로 체감할 수 있는 현장 중심의 스마트농업 모델을 완성해, 대한민국 사과 스마트농업의 하나의 기준을 의성에서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노지 농업은 스마트농업 전환이 가장 어려운 영역으로 꼽힌다. 의성군의 이번 사업은 시설 중심 스마트팜을 넘어, 과수 주산지의 미래 경쟁력을 기술로 재편하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향후 전국 확산 가능성을 가늠하는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