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관 '석유화학 사업재편안 제출 완료…안주해선 안돼'

석화 산업 구조재편 '첫 단추'
12개 기업 참여해 자율 감축 구체화
"성과 나올 때가 가장 위험…실행에 옮겨야"

정부 주도로 추진 중인 석유화학 산업 구조 개편이 첫 고비를 넘겼다. 산업통상부는 올해 연말까지 요청했던 사업재편안이 모두 제출됐다고 알리며 구조조정 논의가 선언적 단계에서 실행 국면으로 넘어갔다고 평가했다. 다만 정부는 이제부터가 실행에 옮겨야 하는 단계라며 속도 조절을 경계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22일 열린 석유화학업계 사업재편 최고경영자(CEO) 간담회에서 "올해가 전략을 세운 해였다면, 내년은 구조 개편의 성패를 좌우하는 추진의 해"라며 "성과가 보이기 시작할 때가 오히려 가장 위험한 순간"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정도면 됐다는 순간 구조 개편은 속도를 잃고 골든타임을 놓치게 된다"고 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앞줄 가운데)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22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챔버라운지에서 열린 석유화학산업 구조개편의 성공적 이행을 위한 '석유화학업계 사업재편 CEO 간담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5.12.22 조용준 기자

앞서 산업통상부는 지난 8월 '석유화학산업 재도약 자율협약식'에서 연말까지 사업재편계획 제출을 요청했다. 이후 기업들은 자율협약을 체결하고 논의를 거쳐 지난 19일 모든 사업재편안을 제출했다. 참여 기업은 LG화학, 롯데케미칼, 한화솔루션, HD현대케미칼, 대한유화, GS칼텍스, 에쓰오일(S-Oil), SK지오센트릭, 한화토탈에너지스, DL케미칼, 효성화학, SK어드밴스드 등 12곳이다. 한화솔루션과 DL케미칼은 여수에서 NCC 3기를 운영하는 여천NCC의 대주주다. 효성화학과 SK어드밴스드는 프로필렌 전용 설비인 '프로판 탈수소화 설비(PDH)'를 보유한 업체다.

산업통상부는 이번 계획이 차질 없이 이행될 경우 업계가 설정한 자율 설비 감축 목표인 에틸렌 생산능력 270만~370만t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장관은 이를 두고 "구조 개편 논의의 첫 단추를 잘 끼웠다"고 평가하면서도 이제부터는 계획 이행 여부가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김 장관은 "우리가 오늘 이 자리에 모인 이유는 작은 성과에 머물기 위해서가 아니다"라며 "정부와 기업이 끝까지 전력을 다해 구조 개편을 완수하겠다"고 말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22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챔버라운지에서 열린 석유화학산업 구조개편의 성공적 이행을 위한 '석유화학업계 사업재편 CEO 간담회'에 참석, 발언하고 있다. 2025.12.22 조용준 기자

또 산업통상부는 최종 사업재편계획이 제출되는 대로 이를 충실히 심의하는 한편, 금융·세제·연구개발(R&D)·규제 완화 등을 묶은 지원 패키지를 마련해 이행을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정부는 페이스 메이커로서 민간의 결단이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구조 개편과 함께 고부가 산업구조 전환도 병행한다. 산업통상부는 다음날인 23일 '화학산업 혁신 얼라이언스'를 발족할 예정이다. 이달 초 밝힌 'R&D 지원 패키지' 발표의 일환이다. 주력 산업과 첨단소재·친환경 분야를 잇는 연구개발과 기반 구축을 본격 지원할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구조 개편에 참여한 기업의 기술개발을 최우선으로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김 장관은 "이순신 장군이 12척의 배로 승리를 끌어냈듯, 오늘 이 자리에 모인 12개 기업과 정부가 이인삼각의 원팀으로 구조 개편이라는 마라톤을 완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라는 각오로 변화는 반드시 완수하자"고 말했다.

산업IT부 오지은 기자 joy@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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