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강나훔기자
김정관 산업부 장관이 20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석유화학 산업 재도약을 위한 산업계 사업재편 자율협약식'에 참석,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5.08.20 윤동주 기자.
여수·대산·울산 등 3대 석유화학 산업단지에 입주한 16개 NCC·PDH 기업이 모두 사업재편안을 제출하며 석유화학 산업 구조개편의 첫 단추가 끼워졌다. 업계 자율 감축과 고부가 전환을 통한 체질 개선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22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석유화학 CEO 간담회를 주재하며 지난 19일까지 3개 산단 16개 기업이 모두 사업재편안을 제출했다고 전했다. 정부가 지난 8월 발표한 '석유화학산업 재도약 추진방향'에서 제시한 12월 말 기한을 충족한 것이다.
김 장관은 "모든 기업이 로드맵에 맞춰 사업재편안을 제출했다는 점에서 구조개편 1단계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며 "내년부터는 속도감 있는 추진을 통해 가시적인 성과를 만들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이번 사업재편안 이행을 통해 업계가 자율적으로 설정한 설비 감축 목표인 270만~370만t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산업부는 향후 기업들이 제출할 최종 사업재편계획서를 대상으로 심의위원회를 열어 승인 여부를 판단하고, 승인 시 금융·세제·연구개발(R&D)·규제 완화 등을 묶은 지원 패키지를 동시에 발표할 계획이다. 구조개편의 실질적인 이행을 정책적으로 뒷받침하겠다는 구상이다.
고부가·친환경 전환을 위한 지원 체계도 가동된다. 정부는 23일 '화학산업 혁신 얼라이언스'를 출범시켜 수요 앵커기업, 중소·중견 화학기업, 학계·연구계가 함께 참여하는 협력 플랫폼을 구축한다. 이를 통해 첨단·친환경 핵심소재 R&D와 산업 기반 조성을 집중 지원하고, 특히 사업재편에 참여하는 기업의 R&D 수요를 우선 반영할 방침이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HD현대오일뱅크와 롯데케미칼이 추진 중인 사업재편 '대산 1호 프로젝트'도 논의됐다. 이 프로젝트는 현재 예비심의 단계에 있으며, 정부는 내년 1월 중 최종 승인을 목표로 지원 패키지 마련을 마무리하고 있다. 채권금융기관 역시 실사 결과를 토대로 금융지원 방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김 장관은 "올해가 구조개편 전략을 준비한 해였다면, 내년은 성패를 가르는 실행의 해가 될 것"이라며 "정부와 기업이 원팀이 돼 석유화학 산업 구조개편을 끝까지 완수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구조개편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지역 중소·중견 협력업체와 고용 문제에 대해서도 "내년 상반기 중 '화학산업 생태계 종합 지원대책'을 마련해 세심하게 대응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