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수준이 이 정도였어?…뉴욕·북유럽 제치고 '체감 물가' 세계 1위

외식·음주·문화생활 등에서
현지인 체감 물가 세계 1위
저렴한 도시는 메데인·보고타 등

영국의 한 설문조사에서 서울이 전 세계 도시 가운데 '체감 물가가 가장 높은 도시'로 꼽혔다. 집값이나 임대료를 제외하고, 외식·음주·문화생활 등 일상적인 사회활동 비용만을 기준으로 한 조사에서다. 서울 시민들이 느끼는 생활비 부담이 글로벌 주요 도시 중 가장 크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서울 명동 거리. 비짓서울

이번 조사는 영국 문화·라이프스타일 매체 타임아웃(Time Out)이 전 세계 100개 이상 도시에서 거주하는 1만8000명 이상의 현지 주민을 대상으로 최근 실시했다. 응답자들은 각 도시에서 일상적으로 소비하는 활동이 '감당 가능한 수준인지'를 기준으로 평가했다.

조사는 집세나 주거비를 제외하고 ▲레스토랑 외식 ▲커피 한 잔 ▲술집에서 술 마시기 ▲바 이용 ▲밤 문화 ▲영화 관람 ▲미술관·전시 ▲연극·코미디 공연 ▲라이브 음악 감상 등 도시 생활에서 흔히 이뤄지는 소비 항목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외식·술·밤 문화 전반서 "감당 어렵다" 응답 압도적

그 결과 서울은 '감당할 수 있다(affordable)'고 느끼는 비율이 가장 낮은 도시로 집계됐다. 서울 시민 가운데 레스토랑 외식이 부담 없다고 답한 비율은 30%에 불과했고, 밤 문화가 감당 가능하다고 응답한 비율은 27%였다. 술 한 잔이 저렴하다고 느낀 응답자는 21%에 그쳤다.

상대적으로 부담이 덜하다고 평가된 항목은 커피였지만, 이마저도 '감당 가능하다'는 응답은 43%에 머물렀다. 외식과 음주, 여가 전반에서 체감 부담이 광범위하게 나타난 셈이다.

서울 명동 거리. 비짓서울

타임아웃은 서울을 두고 "문화와 밤 문화가 매우 활발한 도시"라고 평가하면서도, "그 활기와 선택의 폭이 곧바로 비용 부담으로 이어지는 구조"라고 분석했다. 늦은 시간까지 영업하는 음식점과 바, 공연장과 전시 공간이 밀집해 있는 만큼, 일상 소비의 체감 가격도 높다는 설명이다.

북유럽 도시들도 상위권에 다수 포함됐다. 노르웨이의 오슬로는 외식비 부담이 가장 큰 도시로 꼽혔으며, 레스토랑 외식이 저렴하다고 답한 주민은 24% 미만이었다. 스웨덴의 스톡홀름 역시 음식과 엔터테인먼트 가격 부담으로 낮은 평가를 받았다. 영국의 수도 런던은 13위, 싱가포르는 12위로 조사됐다.

살기 저렴한 도시, 남미서 상위권 차지

반면 가장 살기 저렴한 도시로는 남미 도시들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콜롬비아의 메데인과 보고타가 1·2위에 올랐으며, 응답자의 94%가 "커피 한 잔을 저렴하게 즐길 수 있다"고 답했다. 이어 중국 베이징, 미국 뉴올리언스, 이탈리아 나폴리가 뒤를 이었다.

타임아웃은 이번 조사와 관련해 "이번 순위는 집값이나 임대료, 식료품 물가를 반영한 것이 아니다"라며 "도시에서 외식하고 문화를 즐기며 살아가는 데 드는 비용에 대한 현지인의 체감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슈&트렌드팀 서지영 기자 zo2zo2zo2@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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