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길기자
인천 제물포항(목제 데크를 댄 석축 잔교)
120년 전 인천 개항기 모습을 담은 영상이 프랑스에서 발견됐다.
한국영상자료원은 1908년부터 1910년 초 사이 제작됐다고 추정되는 무성 기록영화를 새롭게 확인하고 인천시에 제공했다고 22일 밝혔다.
영상 제목은 '한국: 서울과 제물포항 풍경'이다. 프랑스 시네마테크 프랑세즈 보존고에 소장된 질산염 35mm 네거티브 필름을 원본으로 한다. 영상자료원은 상영용 프린트와 4K 디지털 스캔 파일, 사운드 파일을 확보했다.
전반부엔 1915년 철거 이전 돈의문(서대문) 일대가 담겼다. 후반부엔 경인선 시종착역이던 인천정거장 인근 제물포 개항장 풍경이 수록됐다. 하역 인부와 지게꾼, 노점 행상 등 조선인들의 일상이 비교적 생생하게 기록돼 있다.
현재까지 확인된 자료 중 제물포 개항장을 촬영한 가장 이른 시기의 영상으로 추정된다. 약 120년이 지났지만, 간판과 문자 판독이 가능할 정도로 화질이 유지됐다.
인천 제물포항(국내 거래 전용 미곡 부두에 정박한 조선 선박)
영상엔 문헌으로만 알려졌던 임시 세관청사 건립과 1906~1909년경 세관 용지(현 중부경찰서 일대) 매립·건축 공사 과정도 담겼다. 촬영 장소는 현 항동1가 한국기독교 100주년 기념탑 일대와 항동4가 인천광역시 건축사회 주변으로 분석된다.
영상자료원은 2023년 11월 프랑스 출장 중 시네마테크 프랑세즈 보존고 조사에서 이 필름을 처음 확인했다. 지난해 5월 재방문해 상태를 점검하고 공동복원에 합의했다. 그해 6월부터 파리의 '리마지네 리트로바타' 지사에서 복원 작업을 진행했다.
인천시는 이 자료를 도시 역사 콘텐츠, 전시 영상, 연구 및 교육 자료 등으로 활용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