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브라운대 집단총격' 용의자 시신 발견…경찰 '자살로 추정'

'동창' MIT 교수도 살해

미국 명문 브라운대 집단 총격 사건과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 피살 사건의 용의자가 숨진 채 발견됐다.

18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현지 수사당국은 두 사건의 용의자인 포르투갈 국적 클라우디우 네베스 발렌트(48)의 시신이 뉴햄프셔주 소재 보관창고에서 발견됐다. 수사 관계자들은 "발렌트가 총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인다"며 "숨진 후 시일이 상당히 지났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브라운대학교 총기 난사 사건 용의자가 숨진 채 발견된 창고. AFP연합뉴스

발렌트는 지난 13일 오후 로드아일랜드주 프로비던스 소재 브라운대 교내 '배러스앤드홀리' 건물의 한 강의실에 들어가 총기를 난사했다.

이 사건으로 브라운대 학내 공화당 조직의 부회장인 엘라 쿡(19)과 우즈베키스탄 출신 신입생 무함마드 아지즈 아무르조코브(18) 등 학생 2명이 숨지고 9명이 다쳤다.

브라운대 총격 이틀 후인 지난 15일 밤에는 핵융합 분야 권위자인 누누 루레이루(47) MIT 교수 겸 플라즈마과학·핵융합센터 소장이 매사추세츠주 브루클라인 소재 3층 아파트 건물에 있는 자택에서 총격당했다. 그는 다음날 병원에서 숨을 거뒀다. 브루클라인은 프로비던스로부터 북쪽으로 약 80㎞ 거리다.

발렌트는 숨진 루레이루 교수와 1995~2000년에 포르투갈 리스본 고등이공대 물리학과에서 함께 공부한 대학 학부 동창생이었다. 발렌트는 유학생용 F1 비자를 받아 2000년 가을부터 2001년 봄까지 브라운대에 물리학과 박사과정 대학원생으로 등록했다가 휴학원을 낸 후 복학하지 않았고, 2003년에 자퇴 처리됐다. 그는 'DV1'이라는 영주권 추첨 프로그램으로 2017년 9월에 미국 영주권을 받았고, 알려진 마지막 주거지는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였다.

발렌트는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에서 렌터카를 타고 로드아일랜드주까지 이동했으며, 브라운대 외곽에서 이 차가 머무른 증거가 파악됐다. 이후 로드아일랜드주를 떠난 발렌트는 매사추세츠주로 이동한 다음 메인주 가짜 번호판을 렌터카에 달아서 추적을 피하려고 시도했다.

피터 네론하 로드아일랜드주 법무장관은 용의자의 신원이 밝혀졌으나 동기에 관해서는 "아직도 모르는 것이 많다"며 "왜 지금이었는지, 왜 브라운이었는지, 왜 이 학생들이었는지, 왜 이 교실이었는지는 모른다"고 말했다.

이러한 가운데 크리스티 놈 국토안보부(DHS) 장관은 18일 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게시물에서 이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DV1 제도를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다양성 비자 프로그램'으로 불리는 DV1 프로그램은 미국에 합법으로 이주하는 이민이 적은 나라 출신자들을 대상으로 연간 최대 5만명을 추첨으로 선발해 영주권을 주는 제도다. 트럼프 행정부는 전부터 DV1 프로그램을 폐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슈&트렌드팀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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