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은기자
HD현대가 베트남 생산기지를 확보하며 조선 부문 사업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의 발전·플랜트 중심 기지를 인수해 항만 크레인과 친환경 선박 기자재 생산 거점으로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HD현대의 조선 부문 중간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은 두산에너빌리티와의 모든 거래 절차를 마무리하고 HD현대에코비나 인수를 최종 완료했다고 19일 밝혔다.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 8월 두산에너빌리티와 총 2900억원 규모의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후 베트남 정부와의 인센티브 협의와 현지 인허가 승인 절차가 완료됐다.
베트남 HD현대에코비나 전경. HD현대
HD현대에코비나는 베트남 중부 다낭에서 남쪽으로 약 120㎞ 떨어진 지역에 있다. 2006년 설립된 이곳은 화력발전 보일러와 항만 크레인, 액화천연가스(LNG) 플랜트 모듈 등을 생산해왔다.
이번 인수는 HD현대가 추진 중인 조선 부문 사업 재편과도 맞닿아 있다. HD현대는 통합 HD현대중공업 출범을 비롯해 해외 야드 확충, 해외 사업 총괄 법인 신설 등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구조 개편을 단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은 HD현대에코비나를 친환경 독립형 탱크 제작 기지이자 아시아 지역 항만 크레인 사업 거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독립형 탱크는 LNG 추진선, 액화석유가스(LPG) 운반선, 암모니아 운반선, 액화 이산화탄소 운반선 등 친환경 선박의 핵심 기자재로 꼽힌다. 회사 측은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 규제 강화에 따라 관련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HD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HD현대에코비나 출범으로 친환경 선박 핵심 기자재 공급망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게 됐다"며 "미래 성장 분야로 부상하고 있는 항만 크레인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