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상호관세, 내부서 논쟁…백악관 비서실장 '엄청난 이견 있었다'

"상호관세, 정리되지 않은 생각 그대로 말한 것"
내부서 만병통치약 vs 재앙 엇갈려
"트럼프 알코올 중독자 성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최측근인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이 16일(현지시간) 언론 인터뷰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부과를 둘러싸고 행정부 내부에서 상당한 이견이 있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들 사이에서도 금융시장 불안과 각국과의 통상 마찰 등 관세 정책의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는 것이다.

미국 워싱턴 백악관 각료회의에서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 AP연합뉴스

와일스 비서실장은 이날 공개된 대중문화 월간지 배니티 페어(Vanity Fair)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4월2일을 '미국 해방의 날'이라고 부르며 모든 국가에 10% 이상의 상호관세를 부과한 데 대해 "정리되지 않은 생각을 그대로 말한 것(thinking out loud)에 가깝다"고 말했다. 이는 관세 정책의 효과를 충분히 검토하기보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강한 의지에 따라 정책이 속도감 있게 추진됐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한국에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하는 등 60여개국을 '최악의 침해국(worst offenders)'으로 분류해 기본관세 10%에 국가별 개별관세를 추가했다. 이 발표 직후 글로벌 금융시장은 큰 폭으로 출렁거렸고,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발효 13시간 만에 국가별 관세를 90일간 유예한다고 발표하며 혼란을 키웠다.

와일스 비서실장은 당시 상황에 대해 "(관세가) 좋은 생각인지에 대해 엄청난 이견이 있었다"고 회고했다. 참모진 사이에서도 관세를 만병통치약으로 보는 시각과 경제적 재앙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엇갈렸다는 것이다.

그는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오늘은 관세 이야기를 하지 말자. 팀이 완전히 의견 일치를 이룰 때까지 기다리자'라고 말했다"며 J.D. 밴스 부통령과 함께 관세 정책 속도 조절을 시도했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결국 절충적 해법이 성공할 것이라고 믿는다"면서도 지금까지의 과정에 대해 "내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고통스러웠다"고 말했다.

또 와일스 비서실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성격을 두고 "알코올 중독자의 성격"이라고 표현하며 "그는 자신이 할 수 없는 일은 없다는 시각으로 행동한다"고 했다. 이어 그는 "고도 알코올 중독자나 일반 알코올 중독자들의 성격은 술을 마실 때 과장된다"며 "그래서 나는 강한 성격의 소유자들에 대해 어느 정도 전문가"라고도 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뉴욕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와일스 비서실장의 발언을 옹호했다. 그는 "알다시피 난 술을 마시지 않는다. 그건 모두 알고 있다"며 "나는 '만약 내가 술을 마셨다면 알코올 중독자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았을 것'이라고 자주 말해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스스로를 "소유욕이 강하고 중독적인 유형의 성격(possessive and addictive type personality)"이라고 표현하며 "난 자신에 대해 그런 말을 여러 번 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해당 인터뷰 기사는 읽어보지 않았다면서도 "사실관계가 틀렸고, 인터뷰어가 매우 잘못된 방향으로 이끌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다만 와일스 비서실장에 대한 신뢰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하며 "그녀는 정말 훌륭하다(She's fantastic)"고 말했다.

한편 와일스 비서실장은 인터뷰 공개 이후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해당 기사를 "부정직하게 꾸며진 악의적 기사"라고 반박하며 "중요한 맥락이 무시됐고 상당 부분이 누락됐다"고 주장했다.

국제부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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