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도 환율 변동성 커…달러 내리는데 원화는 왜 약세인지 살펴봐야'

"올해 환율 V자 흐름"
"내년에도 변동성 크다"
'달러, 왜 강한가' 대신 '원화, 왜 약한가' 살펴야

최근 환율이 달러당 1470원을 넘어서는 등 환율 불안이 지속되는 가운데 내년에도 환율 변동성이 높은 수준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오건영 신한 프리미엄 패스파인더 단장은 16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올해 원·달러 환율은 트럼프 대통령 당선 직후 1480원까지 올랐다가 6~7월에는 1347원까지 떨어지며 안정되는 듯했지만, 이후 다시 급등하며 'V자' 흐름을 보였다"며 "환율이 상승하면서 과거보다 높아진 환율 수준을 '뉴노멀'로 받아들이는 인식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오 단장은 "글로벌 흐름으로 보면 달러는 약세"라며 "지난해 11월 5일 트럼프 당선 당시 원·달러 환율은 1380원이었는데, 현재 1460~1470원 수준으로 약 80원 올라 6%가량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때 유로화는 1500원 정도였는데 지금은 1730원 정도며 15%가량 상승했다. 유로가 달러를 압살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환율은 상대 가치이기 때문에 미국 경제가 그다지 강하지 않더라고 우리나라 경제에 리스크가 생기면 환율은 상승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의 환율을 '달러가 왜 강한가'라는 관점에서 접근하면 해답이 나오지 않는다"며 "원화가 왜 약세인가를 중심으로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달러 환율 오름세가 이어지며 외환당국이 대응책 마련을 논의 중인 가운데 15일 서울 명동 거리의 한 환전소에 환율이 표시되어 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보다 2.3원 오른 1,476.0원에 개장했다. 연합뉴스

그는 원화 약세의 배경으로는 엔화와의 동조화 현상을 우선 꼽았다. 오 단장은 "이번 주 일본이 금리 인상을 할 가능성이 있어 엔화가 주춤해지고 있다"며 "그러다 보니 원화도 동조화해서 (원·달러 환율이) 1480원 가까이 가는 등의 모습을 보인다"고 했다.

해외 투자 확대 역시 원화 약세 요인으로 꼽았다. 그는 "서학개미의 해외 투자 역시 영향을 미친다. 결국 달러를 사서 미국 주식이나 채권 등 달러 자산에 투자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달러 수요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기업들도 관세 부담을 피하기 위해 해외에 직접 투자하는 걸 고려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오 단장은 고환율이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환율이 이처럼 빠른 속도로 오르는 것은 우리 경제에 당연히 도움 되지 않는다"며 "환율 급등은 수입 물가 상승으로 이어져 인플레이션 압력을 키운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할 경우 환율 상승 속도가 더 빨라질 수 있다. 환율 안정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내년 환율 전망과 관련해 "올해 환율 흐름은 전형적인 V자 형태였고, 이는 트럼프 행정부와도 많이 연관돼 있다"며 "내년에도 대법원의 관세 판결, 연준 의장 교체, 중간선거 등 미국 경제에 다양한 이벤트가 예정돼 있어 원·달러 환율은 양방향으로 높은 변동성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환율이 한 방향으로만 흘러가게 될 것이라는 생각보다는 변동성이 높은 구조가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한쪽으로 쏠리는 것에 대해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기획취재부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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