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민기자
이케아코리아가 가구업 전반의 침체 속에서도 올해 매출을 지난해 수준으로 유지했으나 수익성은 크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본사의 실적 부진까지 겹치면서 국내 법인도 비용 부담 압박에서 벗어나기 어려웠다는 분석이다.
이케아코리아는 2025회계연도(2024년 9월~2025년 8월) 매출이 6393억원으로 전년 대비 2.2% 증가했다고 밝혔다. 온·오프라인 방문객 증가에 힘입어 외형은 소폭 성장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09억원으로 전년(186억원) 대비 41.6% 감소했다. 당기순이익도 33억원으로 40% 줄었다.
경기 용인시 이케아 기흥점. 이케아코리아
수익성 악화에는 판관비 부담이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케아코리아가 본사에 지급하는 지급수수료와 영업 수수료 등은 올해 947억원으로 전년(892억원)보다 증가했다. 매출이 늘어난 상황에서도 수수료 부담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며 영업이익 개선을 제약한 것으로 분석된다. 회사는 "지난 4월 강동점 개점에 따른 비용 증가가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이케아는 최근 3년간 한국 시장에서 뚜렷한 반등 흐름을 만들지 못하고 있다. 건설 경기 부진으로 가구 수요가 줄어든 데다 e커머스 플랫폼이 급성장하면서다. 배송·설치까지 포함한 e커머스 플랫폼 서비스가 확대되면서 이케아의 강점이었던 '저가 DIY 모델'의 매력이 약화했다는 평가다.
글로벌 본사 상황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이케아는 같은 기간 영업이익이 17억유로로 전년 대비 26% 감소했고, 순이익도 32% 줄었다. 미국의 관세정책 불확실성으로 하반기 원자재 가격과 물류비용이 급등하면서 매출총이익률이 16%에서 14%로 떨어진 것이 수익성 악화의 직접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미국은 이케아의 핵심 시장임에도 현지 판매 제품의 15% 이상을 스웨덴 등 해외에서 조달해 관세정책 변화에 직접 노출돼 있다. 글로벌 원가 부담은 당장 국내 비용 구조에 모두 반영되진 않았지만 향후 수익성 압박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남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가구 소비 회복이 지연되는 가운데 원가·환율·수수료 등 비용 불확실성이 크다는 전망이다.
이케아코리아는 매출 확대를 위해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결합한 '옴니채널'을 지속해서 강화해나간다는 방침이다. 지난 11월 문을 연 이케아 롯데 광주점을 바탕으로 '도심 속 작은 이케아 매장'을 위한 테스트를 이어가고, 팝업스토어도 더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온라인에서도 공식 몰, 이케아 앱, 원격 고객 접점 등을 통한 이커머스 쇼핑 경험을 제공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