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우기자
전 세계 193개국을 모두 방문한 여행가가 북한에서 겪은 경험을 공개했다. 그는 "수많은 위험 지역을 여행했지만 북한만큼 긴장된 곳은 없었다"고 강조했다.
4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은 덴마크 출신 여행가 헨릭 예프센(37)이 최근 블로그에 북한 체류 당시의 상황을 상세히 기록했다고 전했다. 그는 유엔 회원국 전 국가를 여행한 최연소 기록 보유자다.
예프센은 북한의 이동 제한, 인터넷 차단, 심각한 대기오염 등을 지적하며 "세계에서 가장 살고 싶지 않은 나라"라고 평가했다. 그는 또 "자유가 거의 없고 공기마저 나쁘다"고 밝혔다.
북한 방문 경험담을 공개한 덴마크 출신 여행가 헨릭 예프센. 데일리메일 캡처
예프센은 "사소한 행동 하나가 곧 구금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불안감을 실제로 느꼈다"고도 적었다. 문제가 된 것은 그의 동행인이 보인 행동이었다. 여행 일행 중 한 명이 안내원이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다른 여행객의 유골을 북한 땅에 몰래 뿌렸다. 이는 북한 측이 분명히 금지한 행위였지만, 동행인은 이 장면을 촬영까지 했다.
결국 영상은 발각됐고, 예프센은 이에 대해 "오토 웜비어 사건이 즉시 떠올랐다"고 했다. 미국의 대학생이었던 웜비어는 2016년 평양 호텔에서 선전물을 가져가려 한 혐의로 체포돼 15년 노동교화형을 선고받았고, 17개월 만에 혼수상태로 송환된 뒤 사망했다.
실제로 북한 당국은 동행인의 행동을 문제 삼으며 강하게 추궁했다. 동행인은 결국 '북한 지도자에게 보내는 사과문'을 제출했고, 그제야 출국이 허용됐다. 그러나 공항에서도 긴박한 상황은 이어졌다. 직원들이 두 사람을 둘러싸고 "국가를 오염시켰다"고 비난했다는 게 예프센의 설명이다.
예프센은 자신들이 억류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외국인을 구금하면 국제적 주목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 북한에 부담이 됐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어 "노동수용소로 보내져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었고, 살아서 나올 수 있었던 것 자체가 행운이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