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인경기자
만성질환으로 인한 병원 입원율이 감소하고, 뇌졸중으로 입원한 후 30일 이내에 사망하는 비율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저 수준을 보이는 등 우리나라 의료의 질 수준이 나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항생제 처방률은 2022년 이후 급격히 증가해 OECD 국가 중 두 번째로 높았으며, 정신보건 관련 지표는 여전히 평균에 미치지 못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간한 '한눈에 보는 보건의료 2025'에 수록된 보건의료 질 지표를 바탕으로 국내 현황을 분석한 결과를 26일 발표했다.
복지부에 따르면 우리나라 의료 질 수준은 ▲급성기 진료 ▲만성질환 입원율 ▲외래 약제처방 ▲정신보건 ▲통합의료 ▲생애말기돌봄 등 대부분의 지표에서 과거보다 개선됐다.
우선 급성기 진료 영역에서 허혈성 뇌졸중의 30일 치명률(환자가 입원 후 30일 내 병원에서 사망한 비율)은 3.3%로 OECD 평균 7.7%의 절반 이하를 유지하며 일본·노르웨이와 함께 회원국 중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반면, 급성심근경색증 30일 치명률은 8.4%로 2016년부터 지속적으로 개선됐으나 OECD 평균 6.5%보다는 높은 수준이다.
만성질환 입원율도 개선돼 천식 및 만성 폐쇄성 폐질환 입원율이 인구 10만명당 141건, 울혈성 심부전 입원율이 76건으로 OECD 평균(각 155건·210건)보다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
반면 당뇨병 입원율은 인구 10만명당 159건으로 2008년 319건 이후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으나 OECD 평균 111건보다는 높았다. 당뇨병 관리의 장기적인 질적 수준을 평가하는 하지 절단율은 인구 10만명당 12건(대절단 3건, 소절단 9건)으로 OECD 평균 23건보다 낮아 예방 관리의 성과는 비교적 긍정적이었다.
외래 항생제 총처방량은 일평균 약제처방인구 1000명당 25DDD(의약품 소비량 측정 표준단위, 1DDD는 성인이 하루 동안 복용해야 하는 평균 용량)로 2022년 이후 크게 증가해 OECD 평균 16DDD 대비 높은 수준이었다.
65세 이상 성인의 벤조디아제핀계 약제 장기 처방률은 65세 이상 약제처방인구 1000명당 11.5명으로 OECD 평균 27명보다 낮았으나, 장시간 지속형 벤조디아제핀계 약제 처방률은 98.3명으로 OECD 평균 42명보다 약 2.3배 높은 수준이었다. 또 오피오이드(신경계 진통제) 총처방량은 일평균 약제처방인구 1000명당 0.87DDD로 OECD 평균 17DDD 대비 낮게 나타나 회원국 중 두 번째로 낮았다. 65세 이상 환자의 항정신병약 처방률(65세 이상 약체처방인구 1000명당 45.9명)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이나 OECD 평균 54명보다 낮았다.
정신보건 영역에서는 양극성 정동장애 진단 환자의 사망률이 일반 인구집단에 비해 4.3배, 조현병 진단 환자는 4.9배 높아 OECD 평균(각 2.7배, 4.1배)을 상회했다. 정신질환자의 퇴원 후 1년 내 자살률도 인구 1000명당 6.9명으로 OECD 평균 3.4명보다 높은 수준이었다.
통합의료 영역에서는 만성질환을 가진 환자가 다양한 보건의료 제공자에게 효과적이고 연속성 있는 진료를 받았는지에 대한 지표를 측정한다. 허혈성 뇌졸중 환자의 퇴원 후 1년 내 사망률은 15.5%로 OECD 국가 평균(15.0%)과 유사한 수준이었다. 허혈성 뇌졸중의 이차예방을 위한 퇴원 후 항고혈압제 및 항혈전제 처방률은 병원과 지역사회 간 통합의료의 질적 수준을 보여주는 지표로, 각각 73.8%, 90.8%로 나타나 OECD 평균(각 78%, 73%)보다 높았다.
생애말기돌봄의 질 수준을 간접적으로 측정하는 지표인 사망자 중 의료기관에서 사망한 비율은 38.6%로 OECD 평균 49%보다 낮은 수준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