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다연기자
김건희 여사의 각종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다음 달 4일과 11일에 김 여사를, 17일에는 윤석열 전 대통령을 소환해 조사하기로 했다.
법정 출석한 윤석열·김건희. 연합뉴스
김형근 특검보는 20일 정례 브리핑을 열고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해당 일자를 출석 일자로 정해 구치소를 통해 소환을 통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특검팀은 김 여사에게 오는 24일, 윤 전 대통령에게 26일 피의자 신분으로 나와 조사받으라고 요구했으나, 각각 건강 악화와 재판 일정을 이유로 출석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검팀은 김 여사를 상대로 김상민 전 부장검사,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 로봇개 사업가 서성빈씨 등으로부터 인사·이권 청탁을 대가로 고가 금품을 수수했다는 혐의를 조사할 전망이다. 윤 전 대통령은 김 여사가 명태균씨로부터 2억7000만원어치 여론조사 결과를 받은 혐의 등의 공범으로 지목돼 조사받게 됐다.
특검팀은 김 여사를 불러 '매관매직 의혹'을 조사하며 윤 전 대통령이 가담했는지 여부 등을 확인할 전망이다. 윤 전 대통령이 소환에 응할 경우 김건희 특검팀에서 받는 첫 출석 조사가 된다.
아울러 특검팀은 김 여사 친오빠인 김진우씨에 대해 법원이 영장이 기각한 것을 두고 우려를 나타냈다. 김 특검보는 "최근 증거를 인멸했음을 법정에서 인정하는 피의자에게까지도 구속영장이 기각되고 있어 수사에 큰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며 "수사기간이 한정된 만큼 수사를 피하기 위한 도주·범인도피·증거인멸·증거은닉 등 수사 방해 시도가 계속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건희 씨의 오빠 김진우 씨가 4일 서울 광화문kT빌딩에 마련된 김건희 특검 사무실로 피의자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2025.11.04 윤동주 기자
전날 법원은 김씨에 대한 특검팀의 구속영장 청구를 기각했다. 정재욱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주된 혐의가 의심을 넘어 충분히 소명됐다고 보기 어렵고 나머지 혐의들에 대해선 피의자(김씨)가 기본적인 사실관계를 인정하거나 다툴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특검팀은 지난 14일 김씨에 대해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국고손실, 업무상 횡령·배임, 증거인멸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김 여사 모친 최은순씨에 대해서는 범행 가담 정도, 김씨와 모자 관계인 점, 증거인멸 우려가 비교적 작은 점 등을 고려해 구속영장을 청구하지 않기로 했다.
이들은 시행사 ESI&D를 차례로 경영하며 2011~2016년 경기도 양평군 공흥지구에 350세대 규모의 아파트를 건설해 800억원 상당의 매출을 올렸음에도 공사비를 부풀리고 이익을 줄이는 방식으로 허위 서류를 꾸며 개발부담금을 축소하려 한 혐의를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