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은서인턴기자
미국의 한 대형 의료기관이 컴퓨터 시스템 오류로 수백 명의 생존 환자에게 '사망을 애도한다'는 내용의 편지를 잘못 발송하는 황당한 사고가 발생했다. 유족을 위한 상속 절차 안내문까지 포함돼 있어 환자들은 큰 혼란과 불안을 겪었다.
메인주 포틀랜드에 있는 메인헬스 의료센터. 구글 스트리트 뷰
5일(현지시간) ABC뉴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미국 메인주에 본부를 둔 비영리 의료기관 메인헬스(MaineHealth)는 최근 전산 시스템 오류로 인해 531명의 환자에게 사망 위로 편지를 오발송했다.
해당 편지에는 유족이 상속 절차를 진행하는 방법, 유산 처리 관련 문의처 등 사망자 전용 안내 내용이 포함돼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병원 측은 성명을 통해 "이번 사고를 진심으로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해당 환자들은 의무기록상 사망자로 표시된 적이 전혀 없으며 문제는 이미 해결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모든 환자에게 정정 및 사과 편지를 발송했으며 재발 방지를 위한 시스템 점검을 마쳤다"고 덧붙였다.
사건의 원인은 유산 관련 문서를 자동으로 생성하는 전산 프로그램의 오류였다. 이 프로그램이 상속 처리 절차를 위한 안내문을 자동으로 출력하는 과정에서 일부 환자 데이터가 잘못 분류되며 실제 생존자에게 '사망 안내문'이 전송된 것으로 파악됐다.
대형 의료 시스템이 환자에게 사망 사실을 실수로 통보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1년에는 아이다호주 의료시스템 '세인트 알폰서스(Saint Alphonsus)'에서도 사이버 공격 이후 일부 환자에게 '사망 통보' 편지가 잘못 발송한 사건이 있었다.
당시 병원 측은 성명을 통해 "메일 병합 문제로 인해 잘못된 문자가 생성됐다"며 "해당 사건으로 인해 혼란과 좌절을 끼쳐 죄송하다"고 사과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