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철영기자
송승섭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15.9%'에 이르는 저신용자 대출금리를 두고 "가장 잔인한 영역이 금융 같다"고 말했다. 서민금융 상품으로 판매되고 있는데 정작 금리가 너무 높아 오히려 서민 계층에 불이익이 크다는 점을 꼬집은 것이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관계 부처에 제도개선을 주문했다. 반복되는 산재에 대해서도 "어떻게 툭 하는 떨어져 죽냐"라면서 더 신경을 써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통령은 전날(9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주재한 국무회의 민생·경제 토론에서 "저신용자는 고리로 소액을 단기로 빌려주는데 추징"이라면서 "가장 잔인한 영역이 금융 같다"고 했다. 이 대통령의 발언은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서민금융에 대해서 1000억원 이상을 추가로 공급하겠다"고 보고한 뒤 나왔다.
이 대통령은 구 부총리의 말을 끊은 뒤 "서민에게 금융 기회를 주는 것인데 이자가 비싸죠?" "햇살론은 이자가 엄청 비싸지 않아요?" "불법사금융예방대출 200억원은 (이자율이 얼마나 되나)?"라고 따져 물었다. 이에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금리는 7~8%인데 보증료가 7~8%"라면서 "대손율이 20~30%가 되기 때문에 부득이하다"고 설명했다. 대손율이란 금융회사가 빌려준 금액 중 회수가 불가능한 금액의 비율을 의미한다. 저신용자의 경우 돈을 갚지 않는 경우가 많다 보니 이자율도 높다는 게 권 부위원장의 설명이다.
이 대통령의 지적은 '서민금융' 제도의 취지에 맞는 개선 지시로 이어졌다. 이 대통령은 "자본의 핵심이라 그럴 수 있긴 하지만 이거를 어떻게 서민금융이라는 이름을 붙이느냐"라면서 "경제성장률 2%도 안 되는 시대에 성장률의 10배가 넘는 이자율인 15%를 넘게 주면 서민들이 살 수 있느냐"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 국가경쟁력 수준과 재정에 비춰보면 서민들이 500만원, 1000만원 빌리면 못 갚을 가능성이 높고 신용불량으로 전락하는데 근본적으로 대책을 세워야 한다"며 "금융기관이 예대마진으로 30조~40조원 수익을 내면서 이런 수익 몇백억 원 받아서 얼마나 큰 도움이 된다고 (그러느냐)"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또 이 대통령은 "고신용자들, 돈 필요 없는 사람한테 1.9%, 2%로 돈을 빌려주지 않느냐"라면서 "필요도 없는 사람한테 싸게 주니 부동산 투기하고 그런다"고 재차 꼬집었다.
한 해 수십조 원의 수익을 기록하고 있는 금융기관에도 쓴소리를 했다. 이 대통령은 금융기관의 사회적 기여에 대해 "금융기관 수익을 왜 서민금융에 써야 하느냐 반론이 있을 수 있다"면서도 "금융은 개인이나 기업이 기술을 개발하고 시장을 개척하고 경영을 혁신해 만든 게 아니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이라는 거대 공동체의 화폐 발행 권한을 활용해 돈벌이하는 것"이라면서 "그걸 은행이 하고 있으니 100%로 독점해 은행 주인이 다 나눠 가져야 한다는 게 도그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사회주의자 얘기를 할지 모르겠는데 금융은 좀 다르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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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관리를 위한 과감한 대책도 주문했다. 특히 추석 연휴를 앞두고 농축산물과 식료품 유통구조 개선도 재차 주문했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2분기 식료품과 음료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2.9%에 달했다. 물가가 지속해서 오르자 2분기 식료품과 음료 등 가구 먹거리 소비는 명목 기준으로 월평균 42만3000원으로 9년 만에 가장 적은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물가 상승분을 제외하면 실질 소비지출은 일 년 전보다 1.0% 감소했다. 이상 기후까지 겹치면서 먹거리를 중심으로 고물가 현상은 더욱 두드러졌다.
이 대통령은 "복잡한 유통 구조 등 여러 요인 때문에 우리의 식료품 물가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보다 무려 50% 가까이 높다고 한다"며 "민생안정을 위한 구조적인 '장바구니 물가 불안' 해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고물가의 충격은 취약계층에 더 클 수밖에 없고, 양극화와 불평등을 심화시킨다. 경제 활력도 당연히 저하된다"면서 "이런 상황을 방치하면 민생안정 대책도 효과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과감한 물가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 대통령은 "앞서 당부드린 대로 소비자와 생산자가 모두 체감할 수 있도록 불합리한 유통 구조 개혁에 보다 속도를 내달라"라고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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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국무회의에서도 어김없이 산업재해 문제가 논의 테이블에 올랐다. 이 대통령은 현장 추락 사망사고와 관련해 "진짜 이해가 안 된다. 엄벌해야 한다"면서 "충분히 예측되는 뻔한 추락 사고가 반복된다. 통상적 안전 조치만 했으면 안 떨어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남의 인생을 통째로 다 망가뜨리고 그것으로 돈 벌어먹겠다고 하는 게 말이 되나. 기본적인 문화를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에는 정성호 법무부 장관을 향해서도 "몇 달째 계속 똑같은 얘기를 하고 있다"며 "충분히 예측되는 위험을 방치해서 노동자를 떨어져 죽게 하는 것은 엄히 신속히 처벌해 달라. 더 신경 써달라"라고 강조했다. 예상을 하는 데 힘들면 근로감독과 숫자를 더 늘려 산업재해가 예측되는 사업장은 불시에 나가 다 처벌하라고도 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산업 재해 방치는 '내가 감옥 가는 일이다, 회사가 망하는 길이다' 이렇게 생각하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한편 서울 명동에서 지속해서 발생하고 있는 '혐중 시위'에 대한 대책 마련도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특정 국가 관광객을 모욕하는 집회를 하더라"라면서 "특정 국가 관광객을 모욕해 관계를 악화키시려고 일부러 그런다"고 말했다. 이에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이 "주요 공관 주변을 경계를 강화하고 있다. 집회 주최자들에게 경고하고 있다"고 하자 이 대통령은 "경고 정도로는 안 될 것 같다"고 반박했다.
또 윤 장관이 '혐중 시위' 등에 대해 그간 표현의 자유 영역이라고 해서 단속이 쉽지 않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자 이 대통령은 "이게 무슨 표현의 자유냐. 깽판이지"라면서 국무위원들에게 해결 방안을 찾으라고 지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