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언론 '현대차-LG 美공장 이민단속, 한미 경제협력에 찬물'

"美진출 아시아 기업서 경계감 확산할 듯
'일손부족' 美서 단속강화는 경제 악영향"

미국 이민 당국이 조지아주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한국인 300여명을 포함한 불법 체류자를 대거 체포한 사건과 관련해 일본 언론이 한미 경제 협력에 악영향을 우려하는 보도를 내놨다.

요미우리신문은 7일 조현 외교부 장관이 "매우 우려가 크다"는 입장을 밝힌 사실을 전하며 "한미 양국은 8월 정상회담을 했고 한국은 대미 투자 확대를 약속했지만, 경제 협력 기운에 찬물을 끼얹는 사태가 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보도했다.

연합뉴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도 해당 공장이 바이든 전 행정부 시절 착공이 결정됐으며 한국의 대미 투자 상징 사례로 여겨져 왔다고 짚었다. 이어 "양국 간 관계에 찬물을 끼얹는 사태가 될 수 있다"며 "한국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투자를 유치하면서도 외국 기업 노동자에게 비자를 충분히 발급하지 않아 현지에서 바로 고용할 수 있는 숙련 노동자가 별로 없다는 '딜레마'가 지적되고 있다"고 했다.

닛케이는 또 반도체·조선·철강·식품 등 제조업 전반에서 한국 기업이 미국 진출을 서두르고 있지만, 이번 사태를 계기로 인재 확보 전략을 다시 마련해야 한다는 견해가 나온다고 전했다. 아울러 미국은 애초에 제조업 노동력이 부족한 편이어서 외국 기업이 새로운 공장을 지으면 인력 쟁탈전이 심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미국 행정부 단속이 아시아계 등 외자 기업 공장도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줬다"며 "일본을 포함해 미국에 거점을 둔 외국 기업에서 경계감이 강해질 듯하다"고 했다. 이어 "트럼프 행정부 단속 강화는 미국 내 경제 활동에 이미 영향을 주고 있다"며 "불법 이민자 대규모 단속으로 히스패닉 노동자와 소비자가 위축돼 그들의 경제 활동이 축소되고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미국에서는 불법 이민이 폭넓은 산업을 지탱해 온 측면도 있다"며 공장 건설 등 거액 투자를 독려하는 트럼프 행정부가 불법 이민자 단속을 강화하면 자신이 내건 미국 제조업 부활에 악영향을 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과 국토안보수사국(HSI)은 지난 4일(현지시간) 조지아주 서배나에 있는 합작 공장 건설 현장에서 단속을 벌여 475명을 체포했다. 이 가운데 한국 국적자는 300여명으로 파악되고 있다.

건설부동산부 최서윤 기자 sychoi@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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