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시절, '언니 오빠들'이 몰려온다

1990~2000년대 레전드 하반기 무대에
신승훈, 베이비복스, 이소은, 지오디 등

(왼쪽부터)가수 이소은, 신승훈, 김동률. 사진제공=NHN, 도로시컴퍼니, 뮤직팜

카세트테이프, CD, MP3 플레이어로 음악을 듣던 시절이 있었다. 그 시절 청춘을 함께했던 가수들이 다시 무대에 오른다. 베이비복스는 23년 만에 단독 콘서트를 열고, 신승훈은 데뷔 35주년을 맞아 10년 만의 정규 앨범과 전국 투어에 나선다. 김건모, 지오디(god), 이소은, 김동률 등 1990~2000년대를 풍미했던 가수들이 잇따라 복귀 무대를 준비하고 있다.

1998년 데뷔해 '서방님', '기적'으로 사랑받았던 가수 이소은은 20년 만에 새 앨범을 발표하고 공연에 나선다. 2012년 콘서트 이후 13년 만의 무대다. '헬로 어게인, 어게인.(Hello Again, Again.)'이라는 제목으로 오는 30일 서울 이화여대 ECC 영산극장에서 팬들과 만난다. 티켓은 오픈 직후 전석 매진됐고, 31일 추가 공연까지 확정됐다. 이번 공연에서는 대표곡과 더불어 지난달 발매한 신보 '이소은 시선 - 노트 온 어 포엠'의 신곡 무대도 공개된다.

이소은은 "다시 만나는 반가움, 그리고 '어게인(Again)'이라는 단어 사이 쉼표에 담긴 시간을 노래하고 싶다"며 "두 시간 동안 음악 메이트가 돼 마음속 동심을 흔들고, 희망과 즐거움으로 번지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9월에는 두 레전드가 돌아온다. 1990년대 걸그룹 전성기를 대표한 베이비복스는 다음 달 26~27일 서울 경희대 평화의 전당에서 23년 만에 단독 콘서트를 연다. 공연 제목은 'BACK to V.O.X: New Breath'로, 전성기 히트곡과 함께 새로운 무대도 준비했다. 지난해 KBS '가요대축제'에서 14년 만에 완전체로 무대에 오른 뒤 예능과 페스티벌에서 활발히 활동해왔다. 티켓 예매 소식이 알려지자마자 포털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며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같은 달 '발라드의 황제' 신승훈도 정규 12집 앨범을 발표한다. 데뷔 35주년을 맞아 2015년 이후 10년 만의 정규작이다. 소속사 도로시컴퍼니는 "9월 앨범 발매 후 전국 콘서트 투어를 이어간다"고 밝혔다. 첫 무대는 11월 1~2일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이며, 이후 부산과 대구 공연도 예정됐다. 신승훈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팬들을 만날 준비를 마쳤다. 가을이 기다려진다"는 글을 남겼다.

그는 1990년 데뷔곡 '미소 속에 비친 그대'로 140만장을 판매하며 스타덤에 올랐고, 지금까지 1700만장 이상의 음반 판매고, 7개의 밀리언셀러, 골든디스크 최다 수상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이번 앨범과 공연은 30년 넘는 음악 인생을 집대성하는 무대가 될 전망이다.

그룹 지오디(왼쪽), 베이비복스. 사진제공=젬스톤이앤엠, 페이버엔터테인먼트

가수 김건모도 6년 만에 돌아온다. 그는 다음 달 27일 부산을 시작으로 10월 18일 대구, 12월 20일 대전, 내년 1월 서울로 이어지는 전국투어 '김건모.'를 연다. 2019년 성폭행 의혹 제기 이후 모든 활동을 중단했으나, 2021년 검찰 무혐의 처분을 받은 뒤 이번에 처음으로 무대에 선다.

11월에는 김동률이 바통을 이어받는다. 그는 11월 8∼10일, 13∼16일 서울 올림픽공원 KSPO DOME에서 '산책'이라는 타이틀로 7회 공연을 연다. 2년 전 같은 장소에서 열린 '멜로디' 콘서트가 6만 관객을 모으며 성황을 이뤘던 만큼, 또 한 번 대규모 공연을 예고했다. 김동률 공연은 오랜 공백 없이 새로운 무대를 선보이며 팬들과 호흡을 이어가는 것이 특징이다. 동화 같은 일러스트 포스터와 함께 공개된 이번 공연 소식은 팬들의 기대를 다시 끌어올렸다.

연말 무대는 지오디가 장식한다. 제작사 젬스톤이앤엠은 "올해 연말 서울과 부산에서 4년 연속 완전체 콘서트를 개최한다"고 말했다. 2022년 데뷔 23주년 공연을 시작으로 지난해 25주년 공연까지 이어온 '국민 그룹'의 흐름이 올해도 계속된다. 특히 지난해 'CHAPTER 0' 공연에서는 손호영과 김태우가 직접 연출을 맡고, KSPO DOME 360도 개방형 무대를 선보이며 화제를 모았다. 데뷔 27년 차에도 여전한 티켓 파워를 자랑하는 지오디의 공연 역시 전석 매진이 예상된다.

이처럼 1990∼2000년대 전성기를 이끈 가수들의 복귀 무대가 이어지며 하반기 공연 시장의 한 축을 형성하고 있다. 팬층은 여전히 두텁다. 한 공연 기획사 관계자는 "20∼30년 전 음악으로 청춘을 보낸 세대가 이제 경제력을 갖춘 중장년층으로 자리 잡으면서 공연 시장의 핵심 소비층이 됐다"며 "이들의 자녀 세대까지 공연장을 찾으며 세대 간 소비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문화스포츠팀 이이슬 기자 ssmoly6@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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