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길기자
박찬욱 감독의 '어쩔수가없다'가 한국영화로는 13년 만에 베네치아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한다.
영화 '어쩔수가없다' 스틸 컷
제82회 베네치아영화제는 27일 이탈리아 베네치아 리도섬에서 개막한다. 황금사자상을 놓고 경합하는 장편영화 경쟁 부문에는 스물한 작품이 초청됐다. 한국영화가 이 부문에 진출한 것은 2012년 황금사자상을 받은 고 김기덕 감독의 '피에타' 이후 처음이다. 박 감독은 2005년 '친절한 금자씨' 이후 20년 만에 이름을 올렸다.
'어쩔수가없다'는 해고된 직장인 만수(이병헌)가 재취업을 준비하며 가족을 지키기 위해 자신만의 전쟁에 나서는 이야기다. 미국 작가 도널드 웨스트레이크의 소설 '액스'를 원작으로 한다. 이병헌을 비롯해 손예진, 박희순, 이성민, 염혜란, 차승원이 출연한다. 올해 베를린영화제에서 홍상수 감독의 수상이 불발되고, 칸영화제에 한국 장편영화가 단 한 편도 초청받지 못한 상황이라서 수상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경쟁부문에는 쟁쟁한 감독들의 작품이 올라 있다. 노아 바움벡 감독의 '제이 캘리',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프랑켄슈타인', 캐스린 비글로 감독의 '하우스 오브 다이너마이트', 짐 자무시 감독의 '파더 마더 시스터 브라더' 등이 황금사자상을 두고 경합한다.
명단에는 한국영화 '지구를 지켜라'를 리메이크한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의 '부고니아'도 포함됐다. 이 작품은 제약회사 사장을 지구를 파괴하려는 외계인이라고 확신하고 납치하는 두 남자의 이야기를 그린다. CJ가 기획 단계부터 제작에 참여했다.
경쟁작 감독 중 란티모스(가여운 것들·2023년), 델 토로(셰이프 오브 워터·2017년), 지안프랑코 로시(성스러운 도로·2013년) 등 세 명은 황금사자상 수상 이력이 있다.
심사위원장은 '사이드웨이', '디센던트' 등을 연출한 미국 감독 알렉산더 페인이 맡았다. 영화제는 다음 달 6일까지 열흘간 진행되며, 시상식은 폐막식과 함께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