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사자에 돼지 폐 이식 첫 성공…9일간 기능 확인

"이종 폐 이식 첫 성공"
가족 요청에 따라 9일째 중단
한국서 전경만 교수도 참여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픽사베이

중국에서 세계 최초로 유전자가 편집된 돼지의 폐를 사람에게 성공적으로 이식해 9일 동안 기능을 유지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합뉴스는 26일 관영 신화통신 등을 인용해 "중국 광저우의대 부속 제1병원 허젠싱 박사가 이끄는 중국·한국·일본·미국 공동 연구팀이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CRISPR-Cas9)로 유전자를 편집한 돼지의 왼쪽 폐를 뇌사자에게 이식, 9일간 기능이 유지되는 것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한국에서는 이 연구에 전경만 성균관대 의과대학 삼성서울병원 교수가 참여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 연구는 이종(異種) 간 폐 이식으로는 첫 사례로, 연구진은 돼지의 장기를 인체에 이식한 후 면역 위험을 줄이기 위해 6번의 유전자 편집을 거쳤다. 이식 수술 후 호흡, 혈액, 영상 등 모니터링 결과 최대 9일간 호흡 등 기능을 유지했고 이 기간 초급성 거부 반응이 없었다. 또 병원체 모니터링에서도 활발한 감염 징후가 발견되지 않았다.

폐를 제공한 돼지는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CRISPR-Cas9)로 돼지 세포에서 사람의 면역 반응을 강하게 일으키는 이종항원 유전자 3개(GGTA1, B4GALNT2, CMAH)를 제거하고, 이식 후 사람 면역 체계가 장기를 공격하지 않도록 조절하는 인간 유전자 3개(CD55, CD46, TBM)를 삽입한 중국 바마샹 종(Chinese Bama Xiang)이다.

이번에 돼지 폐를 이식받은 뇌사자는 심각한 두개골 손상으로 지난해 뇌사 판정을 받았다. 그의 가족들은 의학 발전을 위해 무상으로 연구에 참여했으며, 가족들의 요청에 따라 이식 9일차에 이를 종료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허젠싱 교수는 "현재 전 세계적으로 장기 이식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라며 "이종 장기 이식은 기증자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 성과는 이종 폐 이식 분야에서 중요한 한 걸음을 내딛었음을 의미한다"라며 "앞으로 유전자 편집 전략과 거부반응 치료 방안을 최적화하고 이식 장기의 생존 및 기능 유지 시간을 연장해 이를 임상 응용으로 전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슈&트렌드팀 박지수 인턴기자 parkjisu09@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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