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호기자
극심함 가뭄으로 강원 강릉시의 주 상수원인 오봉저수지가 19일 현재 21.8%의 저수율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 텅 비어 가고 있다. 강릉시는 20일부터 계량기 50%를 잠금 하는 제한급수에 들어간다. 연합뉴스
극심한 가뭄에 물 부족을 겪고 있는 강원 강릉시가 20일부터 계량기 50%를 잠그는 제한급수에 들어간다. 대상 지역은 주문진읍과 연곡면, 왕산면 지역을 제외한 18만 명이 사용하는 홍제정수장 급수구역 전역으로 시내 대부분이다. 시는 이를 통해 약 40%의 절수효과를 기대한다.
강릉지역 87%의 생활용수를 공급하는 수원인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이 19일 현재 21.8%(평년 68.0%)까지 떨어져 역대 최저치다. 최근 6개월 누적 강수량은 386.9㎜로 평년 대비 51.5%에 불과하다. 9월까지 뚜렷한 비 예보도 없다. 현재 기준으로 오봉저수지의 사용 가능일 수는 25일에 불과하다.
앞서 시는 지난달 7일 배수지 13개소의 개도율을 80%로 조정한 데 이어 강릉시청 등 주요 시설 248개소의 수도 수압 조정, 하루 100t 이상의 대수용가 197개소 수압 조정, 공공수영장 3개소 임시 휴관, 제한급수 등의 공급 관리 및 절수 조치를 해왔다. 시는 앞으로 저수율이 15% 이하로 떨어지면 계량기 75% 잠금으로 전환하고 0% 이하이면 가구당 하루 2ℓ 생수 배부, 전 지역 운반급수를 시행할 계획이다. 현재 상태로는 오는 28일께 저수율이 15%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김홍규 강릉시장이 19일 가뭄대응 비상대책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강릉시
시는 단기대책으로 오봉저수지 상류인 도마천 준설로 담수율을 높이고 내년 상반기에는 남대천 대형관정 개발을 추진 하루 1만t 이상의 추가 용수원을 확보할 계획이다. 중장기 대책으로는 연곡∼홍제 송수관로 복선화와 함께 오봉저수지 담수 용량 확대, 남대천 지하 저류댐 설치, 재이용수 활용, 노후관거 정비 및 현대화를 조기 추진할 방침이다. 김홍규 시장은 "지금은 강릉시 전체가 총력 대응해야 할 엄중한 위기 상황"이라며 "시민과 함께라면 이번 가뭄은 반드시 이겨낼 수 있다"고 밝혔다.
강릉시민들이 물 절약에 힘쓰고 있는 가운데 지난 14일 이웃 도시인 속초시(시장 이병선)에서 생수 3만 병(3000만 원 상당)을 전달하기도 했다. 이번 생수는 속초시청 직원들의 자발적인 성금으로 마련한 1만 병(1000만 원 상당)과 속초에 위치한 ㈜글로벌심층수(대표 김진규)에서 기부한 2만 병(2000만 원 상당)으로, 특히 가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고지대 및 비상급수지역, 관내 취약계층 등에 전달될 예정이다.
속초시와 (주)글로벌심층수는 14일 오전 강릉시청을 방문해 가뭄 장기화에 따른 기부품(500ml 생수 3만병)을 전달했다. 강릉시
이병선 속초시장은 "이번 지원은 물 한 모금이 절실한 이웃에게 전달하는 속초 시민들의 정성"이라며 "시민들의 따뜻한 마음이 강릉 시민들에게 단비 같은 희망이 되기를 바라며, 앞으로도 지자체 간 상생 협력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글로벌심층수 김진규 대표는 "같은 강원도민으로서 어려움을 함께 나누는 것이 당연하다"며, "작은 물병 하나하나가 강릉 시민들에게 큰 힘이 되어 어려움을 이겨나가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