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통제에도…러시아 수출기업 10곳 중 8곳 '재진출 의향 있다'

韓 대러시아 수출 지난해 급감
"불확실성 해소되면 전략시장 될 것"
환율 리스크 등 해소 정부 지원 요청

러시아-우크라이나 종전을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이 지속되는 가운데, 대러시아 수출 통제에도 러시아에 수출 경험이 있는 기업 다수가 향후 시장 복귀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12일 발표한 '한-러 교역구조 변화와 향후 수출 전략' 보고서에 따르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수출을 중단한 우리 기업(528개사 대상)의 79.2%가 향후 러시아 시장 재진출에 긍정적인 의향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 재개를 희망하는 응답기업들은 '러시아 시장 회복 가능성'(1위)과 함께 '기존 바이어의 요청 또는 관계 유지'(2위)를 수출 재개의 주된 이유로 꼽았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대러시아 수출은 2021년 100억 달러를 기록하며 정점을 찍었으나, 전쟁과 국제사회의 제재 영향으로 2024년 45.3억 달러로 절반 이하로 축소됐고, 같은 기간 수출기업 수 또한 4003개사에서 1861개사로 대폭 감소했다. 이는 국제사회 제재로 전략물자는 물론 일부 비전략물자까지 수출통제가 확대 적용되며 상황허가 수출통제 품목 수(6월 기준)가 1431개까지 늘어난 영향이다.

한국무역협회 전경. 무협.

또한 결제·통관·지재권·관세 등의 러시아 측 조치로 교역 환경이 추가적으로 제한됐다. 대러시아 수출통제 대상 품목에는 반도체 및 장비, 항공기 부품, 정밀 공작기계, 산업용 센서, 고성능 컴퓨터, 자동차 등이 포함된다.

대러시아 수출 중단 업체들은 러시아에 특화된 제품 특성과 정보 부족 때문에 대체시장 발굴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실제로 러시아 수출을 중단한 기업 가운데 다른 국가에 진출한 비율은 37.2%에 그쳤다. 하지만 러시아 시장 회복 가능성에 대해 응답 기업의 절반 이상인 51.8%가 '긍정적'이라고 답하며, 불확실성만 해소된다면 러시아가 다시 유효한 전략시장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기업들은 러시아 수출 재개의 우려 요인으로 '결제 및 환율 리스크(69.9%·복수 응답)', '물류 및 운송환경(44.6%·복수응답)', '지정학적 불안정성(43.2%·복수응답)' 등을 지적하며 이의 해소를 위한 정부의 실질적 지원을 요청했다. 업계가 필요로하는 지원책으로는 '제재 관련 정보 제공'(37.5%)을 가장 많이 꼽았으며, 이어 '금융 및 수출보험'(22.9%), '물류·통관 지원'(18.9%) 등 현장 애로 해소 수요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IT부 박준이 기자 giver@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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