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주연기자
전세계 21개국 장관급 대표단이 참석하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여성경제회의(WEF)가 12일 인천 송도에서 열린다. 2011년부터 개최된 후 한국이 APEC 여성경제회의 의장국이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주관 부처인 여성가족부 장관의 수장 공백이 1년 6개월째 이어지면서 장관 대행 체제로 대규모 국제 행사를 치르게 됐다.
11일 여가부에 따르면 2025 APEC 여성경제회의에서는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여성의 경제 참여 확대'에 대해 다룬다. 이번 APEC의 우선 과제인 '연결, 혁신, 번영'과 연계해 ▲젠더폭력으로부터 안전한 사회를 위한 글로벌 대응 강화 ▲디지털·인공지능(AI) 분야의 여성 역량 강화와 경제 참여 확대 촉진 ▲인구 변동에 따른 돌봄체계 강화를 통한 지속가능한 미래 등을 중점적으로 논의하게 된다.
오전 '민관합동정책대화(PPDWE)'에서는 학계·시민사회·기업 등 다양한 전문가가 여성 경제 참여 확대를 위한 국제 과제를 논의한다. 먼저 '인구구조 변화에 대응하는 돌봄 체계 강화와 일·가정 양립'을 주제로 오사 토르켈손 유엔인구기금(UNFPA) 서울사무소장이 좌장을 맡아 일·생활 균형문화 확산을 위한 민·관 협력 방안 등을 토의한다. 이어지는 '디지털·AI 기술발전에 대응하는 여성의 경제 참여 촉진' 토론에서는 세계여성포럼(IWF) 한국지부 허금주 회장이 좌장을 맡아 디지털 환경에서 여성의 경제 참여 및 성별 격차 해소 등의 구체적 정책과 사례들을 공유한다.
오후에 열리는 '고위급정책대화(HLPDWE)'에서는 회원국 수석 대표들이 올해 중점 과제에 대한 정책 성과와 향후 전략을 밝힌다. 한국은 '인구구조 변화와 디지털 전환 속에서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 확대'를 위한 전략 발표에서 여성의 첨단 기술 분야 진출 지원을 위한 '여성새로일하기센터'의 직업 훈련 과정을 소개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저출산·고령화 사회의 돌봄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아이돌봄 서비스'와 '아이돌봄사 국가 자격제·민간 돌봄 기관 등록제 도입' 등을 발표하고, 젠더폭력 대응을 위한 강화된 법 제도와 24시간 피해자 지원 서비스, 디지털 성범죄 대응센터 확대 등의 정책을 공유할 계획이다.
한편, APEC 여성경제회의는 아태 지역 여성 이슈를 논의하기 위해 회원국 여성 정책 리더들이 한자리에 모여 국제적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다. 오는 10월 경주에서 APEC 정상회의를 개최하는 한국이 APEC 여성경제회의도 주재하게 됨으로써 2011년 개최 이후 처음 의장국을 맡게 됐다. 통상 의장국의 장관이 회원국 대표 등을 맞이하지만, 1년6개월간 여가부 장관이 공석이었던 데다 강선우 전 후보자마저 갑질 논란으로 낙마하면서 일본·인도네시아 등 APEC 각 회원국의 장관급 수석대표 등 120여명이 참석하는 이번 회의는 여가부 장관 직무대행인 신영숙 차관이 의장을 맡았다. 여가부 관계자는 "신 차관 체제에서 이번 행사도 차질 없이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