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 RWA 올리고 기업대출 RWA 낮춘다'…금융위, 이르면 8월 제도개선 발표

李 대통령 "이자놀이 아닌 투자확대 신경"
전 금융업권 협회 소집해 비공개 간담회

금융당국이 이르면 8월 말 위험가중자산(RWA) 제도 개선 방안을 발표한다.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위험가중치는 현행보다 상향하고, 기업대출 위험가중치는 낮추기로 했다. 이를 통해 금융 공급을 부동산에서 첨단산업 분야로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이 "이자놀이가 아니라 투자 확대도 신경 써주길 바란다"고 말한 데 따른 조치다.

금융위원회는 28일 오전 권대영 부위원장 주재로 은행연합회·생명보험협회·손해보험협회·여신금융협회·금융투자협회 등 금융권 협회장들과 '생산적 금융 확대' 위한 비공개 간담회를 개최하고 이런 내용을 논의했다.

권 부위원장은 "정부는 금융회사가 생산적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는데 장애가 되는 법, 제도, 규제, 회계와 감독관행 등을 전면적으로 재검토해 과감하게 바꾸겠다"며 "시대 여건에 맞지 않는 위험가중치 등 건전성 규제를 포함해 전반적인 업권별 규제를 조속히 개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간담회는 예정된 일정이 아니라 금융위가 은행들을 긴급하게 소집해 진행했다. 이 대통령이 지난 24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은행권의 사상 최대 실적을 겨냥해 '이자놀이'라고 지적했기 때문이다.

이 자리에서 은행 등 금융사들이 높은 기업대출 RWA 등 이자이익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규제를 금융위에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RWA는 은행의 대출 위험도를 평가해 그에 따라 자본을 추가로 쌓도록 하는 건전성 규제다. 위험도가 높을수록 자본을 더 많이 쌓아야 하므로 은행에는 부담이 된다.

올해 초 금융위는 주담대(부동산)에 치중된 은행의 영업 구조를 성장산업 분야로 돌리기 위해 RWA 제도 개선을 논의에 착수했다. 현행 규정은 기업대출보다 주담대에 유리하다. 주담대의 평균 위험가중치는 18.9%지만 기업대출의 평균 위험가중치는 57.9%에 달한다.

제도 개선 속도가 느렸던 이유는 한국이 바젤III 규제를 따르고 있어서다. 바젤III 규제 역시 신용등급이 낮거나 담보가 불충분한 기업대출은 위험가중치를 높게 산정하기 때문이다. 이재명 정부도 RWA 제도 개선 의지가 큰 만큼 제도 개선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연합뉴스

나아가 주담대 대출을 구조적으로 축소하는 방안도 함께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기획위는 주담대 위험가중치 하한선을 홍콩과 스웨덴처럼 25%까지 상향하는 방안을 담은 보고서를 낸 바 있다.

금융권은 제도 개선을 계기로 향후 조성될 첨단·벤처·혁신기업 투자를 위한 민·관 합동 100조원 규모 펀드 조성에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 우리 경제가 구조적 저성장에서 벗어나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할 수 있도록 금융 공급의 방향을 전환하겠다는 방침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국제결제은행(BIS) 원칙에 따라 주담대 위험가중치 혜택을 줄이고, 기업대출 패널티를 완화하는 제도 개선 방안을 한두 달 안에 발표할 예정이다"며 "우리나라가 RWA 규제에 있어 지나치게 엄격했던 부분이 있어 감독 관행도 개선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경제금융부 황윤주 기자 hyj@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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