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지기자
연합뉴스
'마른 장마'가 이어지면서 장마철 인기 패션 아이템인 레인부츠 대신 젤리슈즈가 불티나게 판매되고 있다. 젤리슈즈는 2000년대 인기를 끌었던 신발로 방수와 통기성이 우수하다. 2000년대 트렌드인 'Y2K'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젤리슈즈를 찾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8일 패션플랫폼 에이블리에 따르면 지난 30일부터 지난 6일까지 젤리슈즈의 거래액은 79%, 검색량은 69% 폭증했다. 무신사에서도 같은 기간 젤리슈즈 검색량은 전년 동기대비 73% 증가했다.
코오롱FnC의 신발 브랜드인 슈콤마보니는 올해 장마 아이템으로 '레인부츠'와 '젤리샌들'을 선보였는데, 이 중 젤리샌들의 매출이 크게 늘었다. 지난달 14~20일 '리본 젤리샌들'의 판매율은 77%에 달했으며 검은색과 회색 색상의 젤리 샌들은 모두 완판돼 재주문이 이뤄지기도 했다.
이같은 젤리슈즈 열풍은 마른 장마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장마는 남쪽 북태평양 기단과 북쪽 오호츠크해 기단의 충돌로 장마전선이 형성돼6월 하순부터 7월 하순까지(평년값 6월 25일~7월 26일) 계속해서 내리는 비로, 평균 강수 일수는 17.7일, 강수량은 378.3㎜이다. 2023년과 지난해의 경우 평균보다 장기간, 더 많은 비가 내렸다.
하지만 올해는 장마 전선이 북한 함경도까지 북상하면서 장맛비가 전무한 데가 폭염까지 일찍 찾아오면서 장마철 필수템으로 자리잡은 레인부츠대신 젤리슈즈가 인기를 끌고 있다는 분석이다. 패션 플랫폼 관계자는 "날씨 영향을 받지 않고 가볍게 꾸준히 신을 수 있는 상품들이 인기가 좋다"며 "특히 구멍이 뚫린 반투명(시스루) 형태의 젤리슈즈는 통기성이 좋아 폭염과 높은 습도의 날씨에도 활용 가능해 매출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통업계도 장마철 패션 아이템 대신 바캉스 용품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샌들과 젤리슈즈를 전면에 배치한 '썸머 슈즈 행사'는 지난해보다 2~3주가량 일찍 시작했고 물량도 20~30%가량 확대했다. 여름 아이템인 수영복 팝업도 진행 중이다. 지난해 대비 약 30%가량 늘어난 총 16개의 수영복 팝업을 운영 중이다.
패션플랫폼 W 컨셉은 통상 장마철이 끝나고 진행됐던 '스윔 웨어 위크'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장마철을 겨냥해 '레이니데이' 기획전을 상시 운영하며 애플리케이션(앱) 메인 화면에 관련 상품을 노출했는데, 장마가 빠르게 종료되면서 바캉스 시즌에 맞춘 기획전을 선보인 것이다. W 컨셉은 오는 14일까지 선크림과 수영복, 바캉스 용품을 앞세워 행사를 진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