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철영기자
리걸테크에 대한 관심이 로스쿨 교육 현장에도 반영되고 있다. 일부 로스쿨은 관련 과목을 정식 개설하거나, 공과대학 연구실과 협력해 법률 인공지능(AI) 서비스 개발에 참여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리걸테크 교육을 일선에 도입하고 있다. 한양대 로스쿨은 2023년부터 리걸테크 실무 과목을 개설했다. 이 수업은 1학년 대상 실무 선택과목으로 필수과목인 ‘법률정보의 조사’와 별도로 열렸다. 2023년에 이 과목을 수강한 20명의 로스쿨생들은 AI 관련 법·정책 현안 중심의 수업을 듣고 논문을 작성했다. 수업에서는 AI의 데이터 활용과 학습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개인정보보호법 문제 등 법적 쟁점과 데이터 편향성 등이 다뤄졌다.
로스쿨생이 공과대학 연구실과 협력해 AI 서비스 개발에 착수한 사례도 있다. 서강대 로스쿨 인공지능법학회에 소속 로스쿨생들은 서강대 컴퓨터공학과 연구실과 협력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설명 가능한 AI 서비스’ 개발 과제에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기업의 정관을 검토하는 법률 AI 서비스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연구 모델이 제공하는 조항과 판례가 적절한지 평가하고, 모델이 참고할 만한 법률 정보 사이트를 제공하는 역할 등을 수행하고 있다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차원의 리걸테크 교육 프로그램도 활발히 논의되고 있다. 법전협은 2024년 11월과 2025년 2월 각각 엘박스, 로앤컴퍼니와 법률 AI 교육 관련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엘박스는 2025년 전국 25개 로스쿨 중 24개 로스쿨을 대상으로 교육한다. 성균관대와 연세대, 원광대를 포함한 8개교는 정규 수업에 리걸테크 내용을 일부 포함하는 방식으로 교육을 완료했다. 로앤컴퍼니도 2025년 1학기부터 법률 AI 교육 강좌와 로스쿨 대상 신규 서비스 기획 등을 위해 법전협과 논의 중이다.
로스쿨생들 반응은 긍정적이다. 당장 학교에서 리걸테크를 활용할 일은 드물지만 법률가로서 갖춰야 할 역량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리걸테크 과목을 담당한 박혜진(44·사법연수원 37기) 한양대 로스쿨 교수는 "불과 2년 사이 학생들이 기술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졌다"며 "전에는 흥미 위주의 접근이었다면 이제는 점차 기술을 이해하는 것의 필요성을 느끼고 AI를 실무를 위한 역량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진기 성균관대 로스쿨 교수는 "AI 서비스를 활용할 때 핵심은 정보의 ‘질과 양’이고, 결국 질문을 던지는 사람의 법률 지식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서하연 법률신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