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속 인물]취임사에 등장한 트럼프의 롤모델, '관세왕' 맥킨리

맥킨리, 제25대 美 대통령
높은 관세로 자국 산업 보호 앞장
스페인 전쟁으로 푸에르토리코·필리핀 등 병합
재선 후 암살로 사망…후임 루스벨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취임사에서 북미 최고봉 디날리(6194m) 산의 이름을 다시 '맥킨리산'으로 변경하겠다고 밝혔다. 제25대 대통령 윌리엄 맥킨리의 이름으로 되돌리겠다는 것이다. 알래스카주에서 가장 높은 이 산은 100년 가까이 맥킨리로 불리다 2015년 버락 오바마 전 정부 시절 알래스카 원주민 언어로 '신성함'을 뜻하는 디날리로 바뀌었다.

1897년 3월 4일 워싱턴D.C.에서 열린 대통령 취임식에서, 멜빌 웨스턴 풀러 대법원장이 대통령 당선인 윌리엄 맥킨리에게 취임 선서를 행하고 있다. 그 뒤에는 그로버 클리블랜드 전 대통령이 서 있다. AP 연합뉴스

명칭 변경은 트럼프 대통령이 맥킨리 전 대통령을 존경하는 마음을 담은 것이란 해석이 우세하다. 취임식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맥킨리 전 대통령이 자신의 롤 모델임을 거듭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맥킨리 전 대통령은 관세와 재능을 통해 미국을 부유하게 만들었다"며 "그는 파나마 운하를 비롯해 많은 일을 할 수 있도록 (26대 대통령인) 테디 루스벨트에게 그 돈을 줬다"고 추켜세웠다.

윌리엄 맥킨리는 19세기 마지막 미국 대통령이다. 1897년부터 1901년까지 재임했다. 1843년 미국 오하이오주에서 태어난 맥킨리 전 대통령은 1861년 미국 남북전쟁이 터지자 18살의 어린 나이로 군에 입대했다. 상사로 시작해 중위까지 승진한 뒤 전역했다. 전쟁 후 변호사가 됐고, 오하이오주에서 법률 활동을 시작했다. 오하이오주 공화당 하원으로 정치를 처음 시작해 14년간 활약했다. 1891년 오하이오주지사로 선출됐고, 재임에도 성공했던 그는 1896년 대통령으로 당선된다.

트럼프는 맥킨리 전 대통령의 관세 정책과 영토 확장에 큰 영감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관세왕'이라고도 불렸던 맥킨리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 50%에 달하는 높은 관세(딩글리 관세법)를 부과해 자국 산업 보호에 나섰다. 평균 관세율을 57%까지 인상했고, 이는 미국 역사상 가장 높은 관세율로 남아 있다. 이로 인해 자국 경제 성장이 촉진되고 일자리가 창출되는 등 미국 제조업의 경쟁력은 높아졌다. 맥킨리 행정부의 친기업적인 분위기 아래 미국 기업들은 매우 빠른 속도로 성장했다.

1월 21일 미국 워싱턴D.C의 백악관 루즈벨트 룸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이 인공지능(AI) 인프라에 대한 발언을 하고 있다. 오라클의 최고 기술 책임자인 래리 엘리슨(왼쪽에서 두 번째), 소프트뱅크의 CEO인 손정의(일본명 손 마사요시·오른쪽에서 두 번째), 오픈AI의 CEO인 샘 올트먼(오른쪽)이 이를 지켜보고 있다. EPA연합뉴스

맥킨리 전 대통령은 해외 영토 확장을 통해 미국을 세계 강국으로 만들었다. 특히, 1898년 발발한 스페인과의 전쟁에서 승리해 미국 영토를 확대했다. 당시 스페인 식민지였던 푸에르토리코, 괌, 필리핀(이후 독립) 등을 미국으로 병합시켰고, 하와이도 손에 넣었다. 미국의 영향력은 전 세계로 확대됐고, 미국발 제국주의도 팽창하게 된다.

맥킨리 전 대통령은 1900년 재선에 성공했다. 그러나 1901년 무정부주의자가 쏜 두 발의 총탄을 맞고 8일 뒤 사망했다. 맥킨리 전 대통령 타계 후 부통령이었던 루스벨트가 미국 역사상 최연소의 나이로 대통령 자리에 올랐다.

기획취재부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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