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위 호텔' A380 퇴역 늦춘 대한항공…대규모 정비 돌입

12년 주기 대규모 정비 작업 해외에서 진행
엔진 오버홀 포함 전체 분해 후 점검
항공기 공급 지연·해외여객 수요 증가 때문

대한항공이 ‘하늘 위 호텔’로 불리는 항공기 A380의 퇴역을 늦추고 대규모 정비에 돌입한다. 국제선 수요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차세대 항공기 도입이 지연되자 A380을 당초 계획보다 장기간 활용하겠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최근 A380 HL7619 항공기를 지난해 말 필리핀 루프트한자 테크닉센터에 입고했다. D체크라는 대규모 정비 및 성능개선 작업을 진행하기 위해서다. D체크는 10~12년 주기로 이뤄지는 대규모 정비 작업이다. 엔진 오버홀(완전분해 후 재조립)은 물론 각종 부품을 대규모로 해체하고 세부 점검한다. 시스템도 업그레이드한 뒤 시험비행까지 마치는 정비 및 성능 개선을 진행한다.

당초 대한항공은 A380을 2026년까지 퇴역할 계획을 세웠다. 최근 항공기 트렌드가 중규모 인원을 가득 채워 운항하는 건데, A380은 엔진 4개, 최대 좌석 수가 853석에 이르는 초대형 기종이라 시대와 맞지 않기 때문이다. 조원태 대한항공 회장도 A380은 2026년까지, A380과 같은 체급으로 분류되는 보잉 747 기종은 2031년까지 퇴역한다는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루프트한자, 카타르항공, 싱가포르항공 등 다른 항공사들도 A380 도입을 연기하거나 취소하는 추세였다.

하지만 대한항공은 이번 D체크 작업을 통해 A380 수명을 2030년 이후로 늘릴 방침이다. A380 중고 구매 수요가 떨어지면서 처분이 어려워진 데다 항공기 제조사의 공급망 회복 지연으로 신규 기체 인도가 밀려있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의 차세대 항공기 보잉 787-10도 당초 예정보다 3년가량 늦어진 지난해 8월에야 투입할 수 있었다. 에어버스는 공급망 문제 때문에 지난해 항공기 생산 목표를 800대에서 770대로 하향 조정한 바 있다.

장거리 수요 회복도 판단에 영향을 미쳤다. 대한항공의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 13조3690억원, 영업이익 1조646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4.1%, 9.3%씩 늘었다. 저비용항공사(LCC)와 단거리 노선에서 경쟁하기보다 수익성이 높은 장거리 노선에 집중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 관계자는 "A380 퇴역 전까지 더 나은 서비스를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의 A380 항공기. 제공 대한항공

산업IT부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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