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선물 받은 SBS…기관의 이유있는 폭풍 순매수

최근 사흘 동안 주가 69% 상승
넷플릭스와 콘텐츠 공급 관련 전략적 파트너십 체결
실적 개선에 IP 쏠림 효과도 기대

국내 주식시장에서 크리스마스 직전 3거래일 동안 SBS 주가가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올해 들어 줄곧 뒷걸음질만 치던 SBS 주가는 넷플릭스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급등했다. 증권가는 SBS 기업가치가 추가로 상승할 것으로 추정했다. 기관 투자가가 이에 호응하면서 SBS 주식을 집중적으로 매집했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BS 주가는 지난 20일부터 24일까지 3거래일 동안 69.3% 올랐다. 1만6000원을 밑돌던 주가는 2만6000원 선을 돌파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0.2% 올랐다. 시장 대비 수익률은 69.5%포인트(P)에 달한다. 국내 기관은 이 기간 62억원어치 SBS 주식을 순매수했다. 지난 사흘 동안 테마성으로 주가가 급등한 신세계 I&C 상승률 45.0%와도 차이가 크다. 신세계 I&C 주가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당선인을 만났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급등했다.

앞서 SBS는 지난 20일 넷플릭스와 콘텐츠 공급과 관련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앞으로 6년 동안 SBS는 넷플릭스에 신작 드라마를 비롯해 예능, 교양 콘텐츠 등을 공급하기로 했다. 신은정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내년 1월부터 '런닝맨' '골 때리는 그녀들' 등 예능 프로그램과 방영 중인 드라마가 국내 넷플릭스에서도 방영될 예정"이며 "내년 하반기에는 드라마 2편을 전 세계 동시 방영 판권으로 판매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SBS는 넷플릭스와 경영상 비밀유지를 위해 계약 규모는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증권가는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역대급 계약일 것으로 기대했다. 계약 기간 6년은 넷플릭스가 국내에서 맺은 계약 가운데 가장 길다. 방송사 편성 전체를 서비스한다는 점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꼽혔다.

이기훈 하나증권 연구원은 "계약금액을 공개하지 않았기 때문에 SBS 실적을 보수적으로 추정할 수밖에 없다"며 "예상이 맞는다면 광고 업황의 특별한 회복 없이도 2027년 영업이익은 1000억원 안팎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SBS가 과거에 방영했던 콘텐츠는 현재 웨이브에서 방영하고 있다. 연평균 400억원가량이 매출이 발생한다. 웨이브 구독자 수와 SBS 시청 점유율을 연동한 매출 규모다. 넷플릭스의 11월 기준 월간 활성이용자 수(MAU)는 약 1160만명으로 웨이브 425만명 대비 약 3배 규모다. 이 연구원은 "보수적으로 판단해도 6년간 약 3000억원 내외가 될 것"이라며 "신작 콘텐츠의 해외 공급 부분은 기존 디즈니와 맺은 드라마 공급 계약 수준이어도 충분히 긍정적인 이슈"라고 강조했다.

넷플릭스와 계약은 실적 개선 효과를 가져올 뿐만 아니라 선순환 측면에서도 SBS 기업가치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 지인해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제작 편수 확대, 중·소형 드라마 지적재산(IP) 쏠림, 투자 유치 증가 등을 기대 효과로 꼽는다"며 "회당 20억원 미만인 드라마 기획안은 SBS로 쏠릴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그는 "브랜드 홍보를 위한 간접광고(PPL)를 비롯한 부가 수익이 늘어날 것"이라며 "영향력 확대에 따른 제작비 절감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증권자본시장부 박형수 기자 parkhs@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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