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예원인턴기자
'12·3 비상계엄 사태'의 핵심 인물로 지목된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이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에게 "올해 윤석열 대통령의 운이 트인다"고 말한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조선일보는 "노 전 사령관이 경찰 조사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사주팔자와 관상을 근거로 조언했다'고 진술했다"고 보도했다. 당초 김 전 장관은 올해 비상계엄 선포에 대해 부정적이었으나, 노 전 사령관이 윤 대통령의 운을 이유로 들자 지난 3일을 계엄 선포일로 택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19일 JTBC는 노 전 사령관이 경기 안산시의 한 반지하 주택에서 점집을 운영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그는 2018년 부하 여군에 대한 성범죄 혐의로 징역형을 받고 불명예 전역 후 여성 2명과 함께 점집을 차린 것으로 확인됐다. 그와 동업 관계였던 역술인은 "노 전 사령관은 명리학을 10년 정도 공부했다"면서 "영적인 기운도 있다. 철학과 작명 사주 등을 모두 터득하신 분"이라고 밝혔다.
동네에서 노 전 사령관의 자택은 점집으로 소문이 나 있었으며, 손님들이 줄을 설 정도로 유명한 곳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인근 가게 점원은 그의 사진을 보자마자 "보살님"이라며 단번에 알아봤고, "굿을 하기 위해 떡을 주문하러 다니는 것을 자주 봤다"고 전했다. 또 다른 주민은 "자정에 엄청 좋은 차 두 대가 와서 깜짝 놀랐는데, 차 안에서 점 보는 도구들을 꺼내더라. 징과 나무, 깃발 같은 것이 있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점집 외부에는 '만'(卍) 자와 함께 '○○보살'이라고 적힌 간판과 '안산시 모범 무속인'이라는 스티커가 있었다. 그러나 보도 후 해당 간판은 사라진 상태다.
경찰은 최근 이곳에서 비상계엄 계획이 구체적으로 담긴 수첩을 확보했다. 해당 수첩에는 '북방한계선(NLL)에서 북의 공격을 유도'라는 내용과 정치인·언론인·종교인·노조·판사·공무원 등을 '수거 대상'으로 지칭하는 메모가 기재돼 있었다.
한편 노 전 사령관은 민간인 신분으로 계엄을 진두지휘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그가 계엄 이틀 전인 지난 1일 햄버거집에서 문상호 정보사령관, 정보사 대령 2명과 만나 계엄을 사전 모의한 정황이 경찰 수사를 통해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