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영기자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이 창고 근로자들의 작업 중 부상에 관한 데이터를 조작하고 내부의 안전 개선 권고를 무시해온 사실이 드러났다고 미 상원이 16일(현지시간) 밝혔다.
미 연방 상원의 보건·교육·노동·연금위원회는 이날 버니 샌더스(버몬트주) 상원의원이 주도해 작성한 약 160페이지 분량의 보고서에서 "아마존이 직원들의 부상을 사업상 비용 정도로 여겼다"며 이같이 발표했다.
2023년 6월 시작된 이 조사는 7년간의 아마존 작업장 내 부상 데이터를 수집하고, 130명 이상의 아마존 창고 근로자 등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이는 2019년부터 아마존 창고 근로자의 부상 발생이 크게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아마존은 회사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근로자들의 부상을 간과하고 작업 속도 향상을 강요하는 감시 시스템을 운영해왔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해당 보고서는 아마존의 정책, 특히 생산성 및 할당량 목표가 피로와 반복적 스트레스를 유발해 근로자 부상의 위험을 높인다며 아마존이 업계 평균보다 약 30% 더 높은 부상률을 기록했음에도 사측이 통계를 조작해 경쟁사보다 더 위험하다는 사실을 은폐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보고서는 2020년과 2021년 창고 부상의 원인을 분석한 자체 연구와 교대 근무 동안 반복적인 움직임이 근골격계 질환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가 있었고, 이를 바탕으로 창고 근로자들에게 더 많은 휴식 시간을 부여할 것을 권고했지만, 회사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샌더스 의원은 성명을 통해 "이 160페이지 분량의 보고서에 드러난 아마존 창고의 충격적이고 위험한 근무 환경은 용납할 수 없는 수준"이라며 "아마존 임원진은 부상을 크게 줄일 수 있는 권장 사항을 무시함으로써 근로자의 건강과 안전보다 이익을 우선시하는 것을 반복해서 선택했다. 이는 미국 국민들이 지칠 대로 지친 터무니없는 기업 탐욕의 유형"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에 아마존 측은 정면으로 반박했다. 켈리 낸텔 아마존 대변인은 "우리가 의도적으로 부상을 과소 보고한다는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해당 보고서는 오래된 문서와 검증할 수 없는 일화를 엮어 샌더스 의원과 그 주변인들이 지난 18개월 동안 추진해온 선입견을 만들어냈다"고 꼬집었다. 또 아마존은 미국 내에서만 80만명의 현장 직원을 고용하고 있다며 해당 조사를 위해 인터뷰한 130여명의 근로자는 전체 근로자의 극히 일부분이란 점도 지적했다.
한편 최근 전미운수노조 '팀스터즈'에 합류한 아마존 노조는 연말 파업을 예고한 상태다. 아마존의 저임금과 열악한 노동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는 명분이다. e커머스 기업에 있어 중요한 연말 쇼핑 시즌을 앞둔 만큼 파업이 단행될 경우 아마존의 타격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아마존의 주가는 전장보다 2.4% 오른 232.9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