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 거지됐는데…명품 가득한 대통령궁 공개에 시리아 시민들 '분노'

성난 시민들 들이닥쳐 분노 표출
고가 물품 약탈·호화 집기 파손해

오랜 기간 시리아에서 독재를 해왔던 바샤르 알 아사드 전 대통령의 대통령궁에서 최고급 차량과 수많은 명품이 발견돼 시민들을 분노케 했다. 아사드 전 대통령은 반군에 축출돼 최근 러시아로 도주한 상태다.

지난 9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 등 외신은 아사드 전 대통령이 도주한 대통령궁에서는 페라리 F50과 슈퍼카인 람보르기니, 롤스로이스 등의 최고급 차량이 다수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가디언은 미국 국무부의 2022년 자료를 인용해 아사드 가문의 순자산이 최대 16억 파운드(2조9000억원 상당)가량으로 추산된다고 전했다.

지난 8일 아사드 정권의 타도를 목표로 봉기한 이슬람 극단주의 반군은 수도 다마스쿠스에 진입했다. 이로써 2011년 3월 중동 민주화운동인 '아랍의 봄' 여파로 발발한 시리아 내전은 13년 만에 끝났다. 내전 발발 이래 지금까지 62만명이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AP·연합뉴스

이 가운데, 시민들은 대통령궁으로 몰려가 고가의 물품을 약탈하고 가구를 파손하고 있으며 이 같은 장면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온라인상에 퍼졌다. 영국의 스카이뉴스는 페라리 F50은 349대만 생산된 한정판이라며 가격이 수십억 원에 이를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외에 아우디, 벤츠, BMW 등의 차량도 발견됐다.

대통령궁에서는 고가의 의류와 가구 등도 다수 나왔다. 대통령궁은 고가의 물건들을 약탈해 가려는 시민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시리아의 인플루언서이자 코미디언인 파디 마즈는 대통령궁에서 촬영한 영상을 공유했다. 해당 영상을 보면, 대통령궁의 냉장고는 고기로 가득 차 있었고, 냉장고 앞에는 명품 종이 가방이 놓여 있었다.

시리아 시민들은 대통령궁으로 몰려가 고가의 물품을 약탈하고 가구를 파손하고 있으며 이 같은 장면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온라인상에 퍼졌다. 가디언 유튜브

아사드 전 대통령의 아내인 아스마 여사는 영어·불어·아랍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며, 한때 지적이고 우아한 이미지에 자녀들을 직접 학교에 데려다주는 소탈한 모습으로 영국의 다이애나비와 비교됐다. 하지만 아스마 여사는 내전이 깊어지는 가운데 수억원대의 사치품을 사들여 서방 언론으로부터 '시리아판 마리 앙투아네트'라는 비판도 받았다. 아사드 일가와 그 주변인들이 철권통치를 이어가며 부를 누리는 동안 시리아 국민은 굶주려야 했다. 2022년 세계은행 보고서의 발표를 보면, 시리아 인구의 약 70%인 1450만명이 빈곤층이고, 약 25%가 절대빈곤층이다.

앞서 지난 8일 아사드 정권의 타도를 목표로 봉기한 이슬람 극단주의 반군은 수도 다마스쿠스에 진입했다. 이로써 2011년 3월 중동 민주화운동인 '아랍의 봄' 여파로 발발한 시리아 내전은 13년 만에 끝났다. 내전 발발 이래 지금까지 62만명이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슈&트렌드팀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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