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가르드 ECB 총재 '트럼프에 보복 말고, 미국산 구매 늘려라'

EU에 美 LNG·무기 구매 확대 제언
"보복 대신 협상해야"
트럼프 무역전쟁으로 세계 성장률 하락 경고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관세·무역전쟁에 정면으로 맞서기 보다는 미국산(産) 제품 구매를 늘리는 협상 전략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라가르드 총재는 28일(현지시간) 주요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2기 행정부에 대응해 "EU가 보복하지 말고 협상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미국에 액화천연가스(LNG), 국방 장비 등 특정 제품 구매를 제안하는 방식으로 트럼프 2기에 대응할 것을 촉구했다. 그러면서 "이는 순수한 보복 전략 보다는 나은 시나리오"라며 "순수한 보복 전략은 진정한 승자 없이 앙갚음만 낳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트럼프 당선인은 후보 시절부터 모든 수입품에 보편관세 10~20%, 중국산 수입품에 일괄적으로 초고율 관세 60%를 부과하겠다고 공언했다. 이에 유럽에서도 대미 무역흑자가 줄고, 제조업체가 미국으로 생산기지를 이전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다만 트럼프 당선인의 미국 우선주의가 세계 경제 성장을 저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전반적인 무역전쟁은 누구에게도 이익이 되지 않는다"며 "글로벌 국내총생산(GDP)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고 비판했다. 트럼프 당선인의 후보 시절 캠페인 구호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에 대해서는 "글로벌 수요가 감소하고 있는데 어떻게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추진할 보호무역주의에 대한 대응안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미국산 농산물, LNG, 무기 구매를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아울러 EU 자금으로 운영되는 군수품 조달 프로젝트에 미국 기업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미국의 대(對)중국 견제에 보다 긴밀히 협력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국제부 뉴욕(미국)=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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