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민기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의 '의사 결정 기지'를 극초음속 미사일로 폭격하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
28일(현지시간) AFP 통신 등에 따르면 카자흐스탄 아스타나에서 열린 집단안보조약기구(CSTO) 집단안보이사회(CSC) 회의에서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서방산 장거리 미사일로 러시아 영토를 공격한 것에 대응할 것"이라며 이같이 경고했다.
그는 "현재 국방부와 총참모부가 타격할 목표물을 선정하고 있다"며 "군사 시설이나 방위 산업 시설, 키이우의 의사 결정 기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또 "지난 21일처럼 (극초음속 중거리 탄도미사일) 오레시니크를 전투 상황에서 계속 시험할 가능성도 있다"고 부연했다.
러시아는 지금까지 키이우를 공격한 바 있지만 키이우 내 정부 핵심 시설들은 방공망 덕분에 심각한 공격을 받지는 않았다. 다만 우크라이나 방공망으로 신형 오레시니크 미사일을 요격할 수 없다는 게 러사아 측 주장이다.
푸틴 대통령은 또 우크라이나에 대한 대규모 공습은 우크라이나가 미국이 제공한 장거리 전술 탄도미사일 에이태큼스(ATACMS)로 러시아 영토를 공격한 것에 대한 대응이라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는 지난 19일 에이태큼스 처음 사용해 러시아 브랸스크 군사 시설을 타격한 뒤 적어도 2차례 더 쿠르스크 지역으로 이 미사일을 발사했다.
한편 러시아는 CSTO 국가들에게 핵우산을 제공하기로 규정했다. 러시아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서기는 CSTO 외교·국방 장관 협의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최근 개정된 핵 사용 교리(독트린)에서 동맹국에 핵우산을 제공하기로 규정했다며 "당연히 우선으로 CSTO 회원국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9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개정된 '핵 억지 분야 국가정책의 기초(핵 교리)'에 서명했다. 개정된 핵 교리는 비(非)핵보유국이라도 핵보유국의 지원을 받아 러시아를 공격하면 '공동 공격'으로 간주해 핵무기로 보복 공격할 수 있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서방 핵보유국(미·영·프)의 지원을 받는 우크라이나를 사실상 지목한 것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