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굽는 타자기]트럼프2.0, 美 우선주의 세계에서 살아남는 법

'美 우선주의'에 입각한 트럼프 정책
과도한 공포심보다 차분한 대비 필요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승리가 확정된 이후 전세계 경제가 요동치고 있다. 내년 1월 취임을 앞두고 벌써부터 대(對)중국 관세의 벽을 한층 높이겠다고 외치는 트럼프 당선인의 일성에 전세계 증시가 흔들린다. 특히 미국과 중국을 동시에 최대 교역국으로 두고 있는 한국 경제와 증시는 두 열강의 관세전쟁 재개를 앞두고 변동성이 매우 커지는 모습이다.

‘트럼프 2.0’은 새로운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의 국제정세와 세계경제, 그리고 우리나라에 나타날 충격과 변화에 대한 4명의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한 책이다. 트럼프 당선인의 재집권에 대해 전문가들은 정치인 개인 이전에 그의 정치 행보에서 가장 중요한 행동지침이 되고 있는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 흐름부터 살펴봐야한다고 입을 모은다.

미국 우선주의의 눈으로 세계를 바라보면 트럼프 당선인의 다소 돌발적이고 과격한 발언과 정책들도 모두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은 미국 우선주의의 근간이 되는 ‘고립주의(isolationism)’부터 하나씩 트럼프 당선인의 특징적인 정책 전반을 훑는다. 고립주의란 국제정세가 미국의 안위를 위협할 수준의 상황이 일어나지 않는 한, 미국이 정치·군사적인 대외활동을 최대한 줄이고 대부분의 예산과 사회적 역량을 오로지 미국을 위해 사용한다는 논리다.

고립주의가 유지되는 중요한 조건은 국가간 자유무역에서 미국의 경상수지 흑자, 즉 이익이 지속되는 것이다. 이와 반대로 적자를 불러일으키는 국가들은 개별적인 접촉을 통해 적자를 해결해야한다. 트럼프 행정부는 1기 집권 때부터 철저히 이러한 논리에 맞춰 중국을 비롯해 유럽, 아시아 선진국들과 관세분쟁을 벌였다. 현재 무역분쟁의 타켓이 된 주요국가도 중국과 함께 미국과의 무역에서 막대한 흑자를 기록 중인 캐나다와 멕시코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

우크라이나와 중동 전쟁에서 빨리 전쟁을 마무리하고 휴전을 원하는 이유에도 이 고립주의 원리가 숨어있다. 그동안 미국이 전세계 분쟁지역에 개입하며 ‘세계의 경찰’로서 국제정세를 정립해 온 모든 행위들은 미국 국익에 별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에 대외 전쟁이나 분쟁은 빨리 마무리 지어야한다는 논리다.

이 책에서는 트럼프 당선인이 대선공약으로 가상화폐 친화정책을 내세웠던 것도 먼저 고립주의의 시각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가상화폐 채굴은 2010년대 셰일오일 채굴이 활발해지면서 세계 1위의 산유국이 된 미국 석유시추 기업들이 장기 투자한 사업이다. 비트코인도 채굴을 한 코인을 시장에 판매한다는 점에서 시추 분야와 비즈니스 모델 유사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러한 미국 시추기업들의 이익을 극대화 시키려는 움직임 속에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가상화폐 분야 규제 철폐에 나서고 있다는 것이다.

결국 트럼프 당선인 배후에 고립주의라는 미국의 전통적인 대외·경제정책의 원칙이 있는만큼, 우리도 여기에 발맞춰 미국의 행보를 예상하고 대응을 준비해야한다고 저자들은 다그친다. 트럼프 당선인의 재집권 우려로 과도한 공포감에 사로잡히기 이전에 차분히 이해득실을 따지며 전략을 세운다면, 충분히 트럼프 2기 역시 헤쳐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2.0 |김광석, 박세익, 박정호, 오태민 |이든하우스출판 |2만원

기획취재부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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