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멘트업계 '업계 현실반영, 배출규제 기준 완화' 요청

현실 반영되지 않는 배출규제 강화, 시멘트업계 경영 어려움 호소

시멘트 업계가 고효율 질소산화물(NOx) 저감시설(SCR)의 기술적 안정성이 확보될 때까지 NOx 배출규제 기준을 최종연도 기준 120ppm 수준(충북권 기준)으로 완화해달라고 요청했다.

한일현대시멘트 영월공장의 시멘트 생산설비. 한일현대시멘트 제공

국내 주요 시멘트업체를 회원으로 하는 한국시멘트협회는 26일 "시멘트업계는 제품 생산 과정에 발생하는 질소산화물의 획기적인 저감을 위해서는 SCR이 필요하다는 데 동의하고 있다"면서 "다만, SCR은 안정적인 운용 여부 등 충분한 검증이 전혀 이뤄지지 않았고, 오히려 운용 과정에 추가로 온실가스가 발생하는 등 공정 안정성과 저감 효율의 불확실성으로 현장에 즉각적인 적용이 어렵다"는 내용의 입장을 발표했다.

해외에서도 국내 시멘트 소성로 대비 생산량이 약 30~50% 수준인 일부 소규모 설비에 SCR을 적용했다가 효율 저하와 검증 부족 등을 이유로 재배치 또는 재설치하는 사례가 확인되고 있다. 이를 우려해 국내 연구기관에서도 국내 시멘트공장에 SCR 설치는 추가적인 연구와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정부는 지난 9월13일 충북지역 시멘트업체 질소산화물 배출량을 2025년 135ppm에서 2029년 110ppm까지 단계적으로 줄여나가야 한다는 내용을 포함한 '대기관리권역의 대기환경개선에 관한 특별법 시행규칙 일부개정(안)' 입법 예고했다.

이후 국내 시멘트업체 대표이사가 참석한 긴급 간담회를 통해 '질소산화물(NOx) 배출규제 기준의 완화를 요구하는 공동성명서'를 발표한 바 있다.

공동성명서 발표 이후에도 시멘트업계의 입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시멘트협회는 이번에 재차 입장을 발표하며, NOx 배출규제 기준 완화를 요청하고 나선 것이다.

최근 국내 건설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시멘트업계의 경영실적 악화도 또 다른 복병이다. 시멘트 극성수기에 해당하는 3분기 역성장세가 뚜렷하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1%,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24%, 65%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설비투자 집행 규모는 약 6076억원, 3분기까지 누계 기준 순이익이 약 4252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올해 시멘트업계의 순이익은 5000억원 내외에 달할 전망이다. 이는 연간 설비투자에만 사용해야 할 투자재원 마련도 힘들다는 의미다. 특히 이 설비투자 재원에는 SCR 설치비용은 반영되지 않았다.

SCR 설치를 가정할 경우 약 1조원 이상의 대규모 투자비가 필요하다. 설치 후 운영비도 매년 7000억원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순이익을 훨씬 초과하는 재원의 마련이 시급하지만, 저감 효과는 검증되지 않아 자칫 대규모 투자가 매몰 비용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주장이다.

시멘트협회 관계자는 "현재도 기존 저감 설비의 효율 최적화 추진, NOx 발생이 낮은 형식으로 생산설비 개조, 경제성 및 안정성이 확인되지 않은 고효율 저감기술을 대체할 새로운 저감 기술연구 등 다양한 저감 노력을 전개하고 있다"면서 "오염물질 방지시설의 적용성, 시멘트업계의 경영상황을 고려해야 하므로 120ppm 수준으로 완화해달라"고 호소했다.

바이오중기벤처부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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