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낙규군사전문기자
공군이 조류충돌로 비상착륙 한 5세대 최첨단 스텔스 전투기 ‘F-35A’를 놓고 전전긍긍하고 있다. 2년 전 F-35A 전투기는 공군 서산 비행장에 비상착륙 했는데 본 기지인 청주 비행장으로 옮길 방법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25일 군에 따르면 2022년 1월 F-35A 1대가 독수리와 충돌해 기체가 손상됐다. 서산 비행장에 비상착륙 했는데 정밀조사 결과 엔진 등 300여 곳에 손상이 확인됐다. 수리 기간만 4년 이상 걸리고 비용은 1400억원으로 추산됐다. 신규 구매비용이 1100억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며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셈이다. 결국 합동참모본부와 국방부는 지난 4월과 5월, 운용 2년 만에 폐기처분 결정을 내렸다. 공군은 정비사 훈련 장비로 활용하기로 했다.
문제는 이동 수단이다. 육상과 공중을 통해 이동해야 하는데 방법이 마땅치 않다. 육지로 이동하려면 F-35A 전투기를 분해해야 한다.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Black Eagles)’도 해외 비행을 위해 분해해 해외로 운송된다. 동체와 좌·우 날개, 좌·우 수평꼬리날개, 수직꼬리날개, 엔진으로 분해해 항공으로 운송한다. 하지만 F-35 전투기는 미국의 반대로 분해가 쉽지 않다. 분해하지 않고 충남 서산에서 충북 청주까지 이동하기도 쉽지 않다. F-35 전투기의 폭이 10m가 넘어 2차선 도로를 모두 통제해야 한다. 가로수 등 장애물도 많다. 사실상 육상이동은 힘들다.
공중 이동도 쉽지 않다. 우리 군이 보유한 대형기동헬기 CH-47 ‘치누크’를 이용해 운송해야 하는데 F-35 전투기의 무게를 감당할 수 없다. 치누크의 적재중량은 1t 안팎. F-35A의 중량은 1.3t이다. 결국 공중으로 이동하려면 주한미군에 배치된 CH -53K를 이용할 수밖에 없다. CH -53K는 미군이 운용 중인 CH -53E 슈퍼 스탈리온을 개량한 최신형 대형 헬기다. 최대 16.3t의 화물 수송이 가능하다. 2022년 말 미 F-35C 스텔스기를 매달고 비행하는 영상이 공개돼 화제가 된 바 있다. 공군이 미군과 협의 중이지만 이견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군이 추가로 들여올 F-35A를 서산기지에 배치할 경우 비상착륙 F-35A를 옮기지 않아도 교육용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군은 약 3조7500억 원을 들여 F-35A 20대를 추가로 들여오는 방안을 지난해 확정했으며 이르면 2026년 초도 물량이 한국에 들어올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군은 북한 핵심 표적을 타격하는 전략자산인 F-35A의 유사시 생존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분산 배치를 추진할 예정이다. 유사시 핵심 목표를 제거하는 전략자산인 만큼 청주 한 곳에 몰아두지 않고 분산 배치함으로써 효율적·안정적으로 운용하겠다는 것이 군의 계획이다. 북한은 2022년 10월 ‘적 작전비행장 타격’을 모의한 집중화력타격 훈련을 진행했다고 밝힌 바 있다. 작전비행장은 공군기지를 뜻한다.
군은 보안상 F-35A를 어디에 분산 배치할지를 공개하지 않았다. 전국 각 공군기지의 현재 전력 배치 상황 및 운영 개념, 북한과의 거리, F-35A의 유사시 주요 목적 등을 고려할 때 중부 지방의 특정 기지가 유력하다는 관측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