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권해영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2기 행정부에 '월가의 황제'로 불리는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체이스 회장을 입각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당선인은 14일(현지시간) 자신이 만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트루스소셜에 "난 JP모건 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을 존경하지만, 그는 트럼프 행정부의 일부로 초대받지 못할 것"이라고 썼다. 그러면서 "우리나라에 대한 제이미의 뛰어난 봉사에 감사한다"고 덧붙였다.
다이먼 회장 역시 트럼프 당선인의 발언에 대해 "나도 시작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며 즉각 응수했다. 그는 이날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CEO 서밋에 참석해 트럼프 당선인의 발언에 대해 "무엇보다도 대통령이 잘되길 기원하며 감사한다"면서 "아주 좋은 글이지만 대통령께 한마디 말씀드리고 싶다. 전 25년 동안 상사가 없었고 아직 시작할 준비도 되지 않았다"고 되받아쳤다.
트럼프 당선인은 후보자 시절인 지난 6월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와의 인터뷰에서 재무부 장관으로 다이먼 회장을 "당연히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가 한 달 만에 이를 부인했다. 그는 지난 7월 인터뷰에선 다이먼 회장의 역할과 관련해 "논의한 적도 생각한 적도 없다"며 "그 아이디어는 아마 급진 좌파들에게서 나왔을 것"이라고 말했다.
'월가 출신'을 차기 행정부 재무부 장관으로 앉히려는 트럼프 당선인이 다이먼 회장을 고려 대상이 아니라고 공개적으로 밝힌 것은 선거 과정에서 자신을 지지하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달 뉴욕타임스(NYT) 보도에 따르면 다이먼 회장은 트럼프 당선인의 상대 후보였던 민주당의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비밀리에 지지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다이먼 회장은 해리스 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차기 행정부에서 역할을 고려할 것이라고 주변에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번 주 재무부 장관 후보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2기 첫 재무부 장관으로 유력한 스콧 베센트 키 스퀘어 그룹의 최고경영자(CEO) 외에 하워드 루트닉 캔터 피츠제럴드 CEO와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전 무역대표부(USTR) 대표 등의 이름이 거론된다. 재무부 장관 후보군 하마평에 올랐던 헤지펀드 폴슨앤드컴퍼니 설립자인 존 폴슨은 최근 "재정 문제로 공직을 맡을 수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