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희종기자
정부가 내년에 한국과 미국, 일본, 대만, 유럽연합(EU)을 잇는 '반도체 철의 동맹'을 구축한다. 소형모듈원전(SMR) 등 신규 원전의 부지 선정에 착수하는 한편 2027년까지 원전과 관련해 11조원 규모의 일감을 제공할 계획이다. 50조원 규모의 해상풍력 투자 기반을 마련하고 CFE(무탄소에너지) 이니셔티브를 국제 탄소중립 플랫폼으로 정착시킨다는 계획이다.
박성택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은 1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진행한 ‘윤석열 정부 산업·통상·에너지 분야 주요 성과 및 향후 계획’ 브리핑에서 이같이 밝혔다. 박 차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미 대선 결과에 따른 통상 환경 변화에 신속 대응하는 한편 대미 투자 기업의 불확실성 완화를 위해 대미 아웃리치(적극적인 대외 활동)를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신 정부가 바이든 행정부보다 더욱 강력한 대중 압박을 가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는 가운데 박 차관은 반도체 기업들의 사업 환경 안정에 주력하겠다고 설명했다. 박 차관은 "미국 신정부와의 협력 강화, 반도체 다자회의 개최 등을 통해 우리 기업의 글로벌 비즈니스 불확실성 최소화를 위한 노력을 하겠다"며 "다양한 채널을 통한 반도체 등 첨단 산업 관련 통상 현안 해소 및 글로벌 협력 강화로 우리 첨단 기업의 글로벌 비즈니스를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산업부는 앞으로 17조원 규모의 저리 대출을 본격 시행하는 등 기존에 발표한 ‘반도체 생태계 종합 지원 방안’을 차질없이 이행하고 투자세액 공제 일몰 연장(2027년)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 전력망법 제정을 을 통해 특화 단지 기반 시설에 대한 국가 책임 강화·첨단사업 정책 금융 지속 확대를 통해 민간 투자 활력을 제고하겠다고 설명했다.
박 차관은 "2019년부터 각종 인허가 문제 등으로 지지부진했던 SK하이닉스의 용인 산단이 현재 부지 조성을 거의 마무리하고 내년 초 첫번째 팹 착공을 앞두고 있다"며 "빠르면 올해 말 첨단 전략 지구 추가 지정도 추진중"이라고 밝혔다. 또한 내년에는 '반도체 생산국 당사국 회의' 의장국으로서 한-미-일-대만-EU를 잇는 '반도체 철의 동맹' 구축을 주도하겠다고 강조했다.
박성택 차관은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 체코 원전 건설 우선 협상자 선정 등을 통해 문재인 정부 시절 탈원전 정책 여파로 고사 위기에 놓인 국내 원전 산업 생태계가 회복돼 에너지 안보 강화에도 기여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박 차관은 "제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실무안에 대형원전 3기, SMR 1기의 신규 원전 건설도 반영됐는데 국회 보고 등 남은 절차를 거쳐 확정되는 대로 부시 선정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원전 생태계를 정상화하기 위해 2027년까지 11조원 이상의 일감을 추가 발주하고 정치 환경과 무관하게 안정적이고 일관되게 원전 생태계를 지원할 수 있는 법적·제도적 기반 마련을 위한 ‘원전산업지원특별법’ 제정도 추진할 계획이다. 또 원전 산업의 중장기 청사진을 제시하기 위해 ‘2050 중장기 원전 산업 로드맵’도 수립할 계획이다.
재생에너지와 관련해 "태양광은 주민 수용성이 높은 산단 태양광 중심으로 보급을 확대하고 풍력은 해상 풍력을 중심으로 해상풍력특별법 제정과 향후 2년간 7~8GW 입찰을 통해 50조원 규모의 투자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박 차관은 "내년에는 우리나라가 APEC과 청정에너지 장관회의 의장국을 맡게 된다"며 "CFE 이니셔티브를 국제 탄소중립 플랫폼으로 착근시키는 계기로 삼겠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또한 2027년까지 문화선도 산단을 10개 선정해 브랜드 산단 조성 사업을 패키지로 지원하고 산단별 민관 협업체를 구성해 자발적 문화 사업을 기획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박 차관은 "우리 산업은 탄소중립, 인공지능(AI)으로 대변되는 산업 대전환의 변곡점에 서 있다"며 "산업부가 앞장서서 불확실성을 걷어내고 기업들의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겠다"며 "조만간 산업AI 정책을 진두지휘할 산업인공지능과를 신설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또 산업부 내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해 조만간 새로운 시대에 맞는 새로운 산업정책을 제시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