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기자
과속 음주운전을 하다 고3 학생을 친 사망사고를 내고 달아난 20대가 항소심에서 감형받았다.
11일 창원지법 3-1부(오택원 부장판사)는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도주치사) 등 혐의로 기소된 20대 A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징역 7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5년을 선고했다고 이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A씨는 지난 1월1일 오전 5시28분께 경남 통영시 한 도로를 만취 상태로 과속 운전하다 횡단보도를 건너던 10대 B군을 치고 달아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 사고로 B군은 머리를 크게 다쳐 현장에서 사망했다. 사고 당시 A씨 차량 속도는 제한속도 시속 50㎞를 두 배 이상 넘긴 시속 111㎞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또 A씨 혈중알코올농도는 0.104%로 면허 취소 상태였다.
사고 후 A씨는 B군을 구하지 않고 그대로 도주하다 도로 보행자 보호 펜스를 들이받기도 했으며, 이후 차량 블랙박스와 휴대전화를 사고 현장 인근 아파트 단지 화단에 버린 뒤 사고 발생 30여 분 뒤 인근 지구대를 찾아가 자수했다. A씨는 1심 재판 과정에서 '자수'를 이유로 형량 감면을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1심 재판부는 "피해자 유족과 합의했으나 A씨 범행 내용과 사건의 경위, 대학 진학을 앞둔 고등학교 3학년생이 사망한 피해 결과 등에 비춰 엄벌을 피할 수 없다"며 징역 7년을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죄질이 매우 불량해 엄벌이 불가피하다"면서도 "다만 유족에게 보험금과 합의금이 지급됐고 유족 측이 처벌을 원치 않는 점, A씨가 스스로 범행을 자백한 점, 초범인 점, 버려진 휴대폰과 블랙박스가 가족을 통해 수사기관에 제출됐던 점 등 여러 양형 요소를 고려하면 원심의 형량은 다소 무겁다"고 감형 이유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