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볼레오]'그래 이게 S지'…삼각별 돌아온 새 EQS

전면 그릴·삼각별 장식대 부활
2열 안락함↑…'쇼퍼드리븐' 정체성 강화
고요한 승차감…주행거리도 늘려

메르세데스벤츠 2025년형 EQS 450+ 일렉트릭 아트 라인(사진제공=메르세데스벤츠)

메르세데스-벤츠의 전기차 EQS가 내연기관의 향수를 담아 새롭게 돌아왔다. 전기차임에도 불구하고 전면부에 가로형 그릴 디자인을 적용했으며, 보닛 위에는 벤츠의 상징인 삼각별 스탠딩 로고를 세워 기존 내연기관 세단의 품격을 계승하고자 했다. 여기에 더해, 안락한 뒷좌석을 통해 전기차 플래그십 세단으로서의 정체성을 한층 강화했다.

이게 'S'지…새로운 얼굴과 편안한 뒷좌석

EQS는 2021년 벤츠가 선보인 순수 전기 세단으로, EQ 시리즈의 플래그십 세단 역할을 맡고 있다. 그러나 기존 모델은 지나치게 미래적인 디자인으로 인해 호불호가 갈렸다. 내연기관 S클래스의 권위 있고 묵직한 디자인 대신 곡선 위주의 날렵한 외관을 채택해 일부 소비자들로부터 전면부가 밋밋하고 고급스러움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이번 연식 변경 모델에서는 이러한 단점을 보완하려는 노력이 돋보인다. 특히 전면부 디자인은 전기차임에도 내연기관 세단의 전통적 매력을 살리기 위해 가로형 그릴 디자인을 적용했다. 이전 모델에서 전면 패널 중앙에 있던 대형 삼각별 로고 대신, 보닛 위에 전통적인 스탠딩 로고를 탑재해 클래식한 품위를 더했다. 이를 통해 내연기관 세단의 고급스러운 특징을 EQS의 ‘일렉트릭 아트’ 라인에 반영한 것이다. 하지만 기존의 곡선미를 살린 미래적인 디자인도 유지했다. ‘AMG 라인’ 모델을 함께 출시해 소비자들에게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하려는 전략이다.

메르세데스벤츠 2025년형 EQS 450+ 일렉트릭 아트 라인의 전면부 모습. 보닛 위 삼각별 장식과 전면 그릴 형상이 부활했다.

또한 2열 뒷좌석도 대폭 개선됐다. 기존 EQS는 플래그십 세단 ‘S클래스’의 계보를 잇고 있음에도, 오너드리븐(직접 운전하는) 차량이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그러나 이번 연식 변경 모델은 쇼퍼드리븐(기사가 운전하는) 차량으로서의 편안함에 초점을 맞췄다. 특히 뒷좌석 승객이 더욱 안락하게 쉴 수 있도록 2열 공간을 강화했다.

우선 운전석 옆 조수석을 완전히 앞으로 젖힐 수 있는 기능이 추가됐다. 2열 우측 도어의 버튼을 누르면 조수석이 앞으로 접히면서 뒷좌석 공간이 확장된다. 뒷좌석 등받이 각도는 기존 27도에서 최대 38도까지 조절할 수 있어, 이른바 ‘사장님’ 자리에 걸맞은 공간이 더 확보됐다. 시트폼 두께는 기존보다 5㎜ 증가했으며, 나파가죽으로 제작된 추가 쿠션이 부착돼 안락함이 한층 강화됐다. 목과 어깨 부분의 열선 기능과 시트 깊이 조절 기능도 추가됐다. 여기에 안마 기능까지 더해져 편안함을 극대화했다.

메르세데스벤츠 2025년형 EQS 450+ 일렉트릭 아트 라인의 1열 좌석 디스플레이

앞좌석에는 디스플레이 3개가 하나로 합쳐져 연동되는 MBUX 하이퍼 스크린이 탑재됐다. 운전석과 중앙부, 조수석이 모두 디스플레이로 가득 찼다. 중앙 디스플레이와 별개로 조수석에서도 유튜브 등 다채로운 편의 기능을 누릴 수 있다. 벤츠는 앞으로 EQS 모든 트림에 이 하이퍼스크린을 기본으로 탑재할 계획이다.

고요한 승차감과 향상된 주행거리

지난 10월 말 독일 바덴뷔르템베르크주 진델핑겐 인근 약 40㎞ 구간을 2025년식 EQS 450+ 일렉트릭 아트 라인 모델로 주행한 첫인상은 단연 ‘고요함’이었다. 기존 전기차들도 내연기관 차량보다 정숙하지만, EQS는 벤츠의 플래그십 세단답게 한층 더 안락하고 고급스러운 주행 경험을 선사했다.

전기차 특성상 무게가 상당해 기본적으로 서스펜션이 단단하게 설정돼 있었지만, 운전 속도와 노면 상황에 따라 자동으로 조절되는 에어 서스펜션 덕분에 부드럽고 안정적인 승차감을 느낄 수 있었다. 뒷좌석 역시 인상적이었다. 성인 기준으로 다리를 편하게 뻗을 수 있는 넉넉한 레그룸과 비스듬히 젖혀지는 등받이는 마치 비행기 비즈니스 클래스 좌석에 앉은 듯한 편안함을 제공했다.

메르세데스벤츠 2025년형 EQS 450+ 일렉트릭 아트 라인의 2열 좌석.

고속 주행에서도 승차감은 일관되게 유지됐다. 대형 전기차임에도 순식간에 가속되는 상황에서 차체의 안락함과 안정감이 유지됐고, 시속 100㎞ 이상의 고속 구간에서도 풍절음 없이 실내는 놀랄 만큼 조용했다.

이번 모델에는 새롭게 추가된 자동차선변경 및 추월 기능이 돋보였다. 시속 80~140㎞ 구간에서 이 기능을 활성화하고 방향지시등을 켜면 차량이 스스로 차선을 변경하고 앞차를 추월한 뒤 원래 차선으로 복귀한다. 안전거리가 확보되지 않을 경우 차선 변경을 보류하는 등 영리한 판단도 가능했다. 다만 이 기능은 현재 독일과 프랑스를 포함한 주요 유럽 국가에서만 지원된다. 국내 출시 모델에 적용될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약 40분간의 주행에서 측정된 전비는 ㎾h당 4.61㎞로, 기존 국내 출시된 EQS의 공인 복합 전비인 ㎾h당 3.8㎞를 크게 웃도는 수치였다. 연식변경 모델에는 배터리 용량이 118㎾h로 늘어나 WLTP 기준 최대 주행 거리도 821㎞로 증가했다. 국내 출시 모델에도 동일한 배터리가 탑재될지는 미정이나 이전 모델의 공인 주행 거리인 505㎞보다 크게 향상될 가능성이 높다.

새 EQS는 전기 드라이브(인버터 및 전기 모터)와 고전압 배터리의 폐열을 활용해 실내 난방을 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또한, 디스커넥트유닛(DCU)을 탑재해 주행 상황에 따라 4륜과 2륜 구동을 전환하며 구동계의 에너지 효율성을 높였다. 배터리 용량 증대와 새로운 기술 적용 덕분에 동일한 배터리 용량으로도 주행거리를 늘렸다.

산업IT부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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