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슬기기자
태아기부터 생후 1000일까지 섭취하는 당분을 줄이면 성인이 된 후 당뇨병·고혈압에 걸릴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최근 영국 일간 가디언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학(USC) 연구팀은 태아기와 생후 1000일까지 설탕 섭취를 영양 가이드라인 수준으로 제한하면 중년기 당뇨병 발병률은 35%, 고혈압 발병률은 20%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또 이 시기 설탕을 적게 섭취하면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만성질환의 발병이 당뇨병은 4년, 고혈압은 2년 늦게 나타났다.
연구팀은 영국 바이오뱅크 자료를 이용해 전후 10년간에 걸친 설탕과 과자 배급이 끝난 1953년을 기준으로 이전에 태어난 3만8000명과 이후에 태어난 2만2000명의 중년기 건강 상태를 분석했다. 전후 배급 기간 설탕 소비량은 현대식 식단 지침에 정해진 수준과 비슷했지만, 배급이 끝난 직후엔 설탕 소비량이 40g에서 80g으로 급증했다.
연구 결과, 설탕 배급 시기에 태어난 사람들의 당뇨병과 고혈압 발병률이 상당히 낮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사우샘프턴 대학교의 키스 고드프리 교수는 "태아와 신생아의 설탕 섭취를 줄이는 것이 성인기 후반의 당뇨병과 고혈압 발병 위험을 낮추는 등 지속적인 이점이 있다는 새로운 증거"라고 평가했다. 고드프리 교수는 또 "이는 임신 중에 저혈당지수 식품을 섭취한 어머니의 자녀는 비만율이 낮다는 연구 결과와 일치한다"고 덧붙였다.
타데자 그라치너 USC 교수는 "기업이 더 건강한 옵션으로 유아식을 재구성하고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설탕이 많은 음식의 마케팅을 규제하도록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 연구논문은 과학저널 사이언스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