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트럼프 '여성 보호자' 발언 설전…해리스 '모욕적'

[美 선택 2024]
해리스 "트럼프는 여성 자유·지성 존중 안해"
해리스 측 "트럼프 주변 강하고 지적인 여성 없어"
트럼프 캠프 "강하고 지적인 여성 여기 있어"

11월 5일 치러질 미국 대선을 앞두고 '쓰레기' 발언 공방에 이어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여성의 보호자'를 자처한 것과 관련해 설전이 벌어졌다. 마지막까지 두 후보가 박빙 구도인 가운데 민주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대선 핵심 쟁점 중 하나인 낙태권을 들어 공격에 나선 것이다.

31일(현지시간)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위스콘신주 매디슨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트럼프 전 대통령의 "좋아하든 싫어하든 여성을 보호하겠다"는 발언에 대해 "모든 사람에게 모욕적"이라고 비판했다.

미국 대통령 선거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이미지출처=AFP연합뉴스]

이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여성의 자유나 여성이 최선의 이익에 따라 결정할 수 있는 지성을 존중하지 않는다"며 "우리는 여성을 신뢰한다"고 말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여성과 여성의 주체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보여주는 최신 사례에 불과하다"며 "그는 현재 미국 여성의 3분의 1이 '트럼프 낙태 금지'가 시행되는 주에 살게 된 상황을 초래했다"고 비판했다. 또 "내 경쟁자가 여성의 생식권을 위해 싸우지 않을 것이란 사실을 강하게 보여주는 징후"라고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날 위스콘신주 유세에서 불법 이민자에 의한 강력 범죄를 거론하며 여성을 보호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캠페인 고문들이 '여성 보호' 같은 표현이 부적절하다며 자제할 것을 요청했다고 하면서 뒤 "나는 '아니다. 나는 이 나라의 여성들을 보호할 것이다. 나는 여성들이 좋아하든 싫어하든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9월 말에도 여성 유권자를 향해 "여러분은 보호받게 될 것이며 저는 여러분의 보호자가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해리스 부통령은 그간 낙태권을 앞세워 트럼프 전 대통령을 공격하고 여성 지지자 결집을 시도해왔다. 여기에 '여성의 보호자' 발언을 언급하며 막판 공세에 속도를 내는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임 중 보수 연방 대법관 3명을 임명하면서 연방 대법원은 보수 우위로 재편됐고, 그 결과 연방 차원의 낙태권을 인정했던 판결이 폐기됐다. 20여개 주에서 낙태가 완전 금지 또는 제한됐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오후 애리조나 피닉스에서 진행한 유세에서도 트럼프의 전날 발언에 대한 공격을 지속했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여성이 좋아하든 싫어하든' 그가 원하는 것을 하겠다고 말했다"며 "이 사람은 그들의 (낙태) 선택으로 처벌받아야 한다고 말했던 사람"이라고 밝혔다. 또 "만약 그가 당선된다면 그는 전국적으로 낙태를 금지할 것이며 피임에 대한 접근을 제한하고 시험관 시술(IVF)도 위험에 처할 것임이 분명하다"며 투표를 독려했다.

민주당 부통령 후보인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는 이날 펜실베이니아주 벅스 카운티에서 열린 유세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그것은 이 남자가 삶을 살아온 방식"이라며 "그가 '액세스 할리우드' 테이프에 나온 이유고, 그가 법정에 서게 된 이유"라고 비난했다.

이는 2005년 10월 NBC 예능 프로그램 '액세스 할리우드' 촬영 중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여성에 대한 성추행 경험 등을 말한 대화가 유출된 사건을 언급한 것이다. 또 가디언에 따르면 지금까지 스무명이 넘는 여성들이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성추행당했다고 주장했다.

또 이날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하는 억만장자 마크 큐반은 ABC 방송에서 "트럼프가 강하고 지적인 여성과 함께 있는 것을 본 적이 없다"며 "이유는 간단하다. 그들은 트럼프에게 위협적이며 트럼프는 그들에게 도전받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트럼프 캠프도 반격에 나섰다. 수지 와일즈 트럼프 캠프 공동선대위원장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큐반은 트럼프 대통령을 둘러싼 강하고 지적인 여성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필요하다. 여기 있다!"고 했다.

국제부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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