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지기자
아모레퍼시픽그룹이 주력 계열사 아모레퍼시픽의 호실적에 힘입어 영업이익이 전년동기대비 세자릿수 대 성장률을 기록했다. 아모레퍼시픽은 미주를 중심으로 한 해외시장에서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록한 것이 주효했다. 자회사 에스쁘아와 오설록의 약진도 실적 상승에 기여했다.
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그룹은 3분기 매출액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11% 증가한 1조681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750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동기(288억원) 대비 160.5% 증가했다.
주력계열사 아모레퍼시픽은 매출액과 영업이익으로 9772억원, 652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동기 대비 각각 9.9%, 277.7% 신장했다. 증권가 추산치는 매출액 9810억원, 429억원이다. 매출액은 증권가 추산치를 소폭 밑돌았지만, 영업이익이 예상치를 훌쩍 뛰어넘었다. 해외 시장과 생활용품(데일리뷰티) 부문이 흑자로 전환한 덕분이다.
매출액을 보면 국내 매출(5345억원)은 지난해 동기 대비 1.6% 줄었지만, 해외 매출(4313억원)은 36%나 증가했다. 해외 매출이 크게 늘면서 매출 비중도 36%에서 44%로 확대됐다.
국내 매출의 경우 럭셔리(설화수, 헤라, AP뷰티, 아이오페 등)와 데일리뷰티(미장센, 려, 일리윤 등)부문은 지난해 대비 신장했지만, 프리미엄 뷰티(라네즈, 한율, 마몽드, 코스알엑스 등) 부문이 역신장했다. 아이오페를 럭셔리뷰티 부문으로 재분류해 지난해 보다 절대적인 매출액이 줄어든 것이다. 다만 국내 화장품 부문의 영업이익은 440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 대비 102% 증가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채널에서 수익성이 개선된 영향이다.
해외 매출은 미주 시장이 중국 시장 매출을 넘어서면서 글로벌 리밸런싱 효과를 누렸다. 그동안 아모레퍼시픽은 중국 시장에서 나아가 미국과 유럽 시장 공략을 위해 많은 공을 들여왔다. 올해 초에는 유니레버와 로레알 그룹을 두루 경험한 조반니 발렌티니 법인장에게 북미 시장 지휘권을 맡기기도 했다. 미주 시장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108% 신장한 1466억원을 기록했다. 중화권 매출은 34% 하락한 976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유럽과 중동을 중심으로 한 EMEA 매출액은 525억원을 기록해 같은 기간 340% 성장했고, 일본 등 아시아태평양지역(APAC) 매출은 1325억원으로 52% 늘었다. 덕분에 해외 부문 영업이익은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서구권에서 라네즈와 이니스프리의 매출이 고성장했고, 미주 지역에서는 코스알엑스 인수 효과를 누렸다"며 "중국 시장은 주요 e커머스 채널 구조 변경과 오프라인 매장 정예화로 매출이 줄었지만, 질적 성장 기반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모레퍼시픽그룹 자회사 중에서는 오설록과 에스쁘아의 실적 개선이 돋보였다. 에스쁘아는 국내 멀티브랜드숍(MBS) 채널에서 선전하며 매출액과 영업이익 각각 45%, 22% 신장했다. ‘비글로우 볼륨 쿠션’과 ‘아이 코어 팔레트’를 출시해 핵심 카테고리 경쟁력을 높였다. 오설록은 고객 접점 확대로 매출액이 10% 늘었고 수익성은 마케팅 비용 효율화로 24%나 증가했다. 반면 이니스프리와 에뛰드는 면세 매출 감소와 오프라인 로드숍 축소 등 채널 정비로 인해 매출액이 각각 18%, 6% 줄어들었다.
아모레퍼시픽그룹 관계자는 "미국, 일본, 영국, 인도 등을 글로벌 거점 시장으로 설정해 집중 육성하고 있다"며 "더마, 선 케어, 헤어 케어와 같은 핵심 카테고리의 유통 채널의 최적화 등 집중해야 할 사업 영역의 재정의를 통해 지속적인 성장 동력을 확보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