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세계대전으로 만들었다'…美 국무 부장관 출신 '경고'

존 설리번 전 주러시아 미국 대사 싸늘한 경고
매일경제 인터뷰서 "러-우 전쟁, 세계 확대"
"휴전으로 마무리되는 것 고려해 지원해야"

존 설리번 전 러시아 주재 미국 대사가 “북한군 참전으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유럽을 넘어 세계대전으로 확대됐다”고 주장했다. 설리번 전 대사는 30일 매일경제와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에서 발생하고 있는 일은 중동과 북태평양 등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며 “전 세계 안보 리스크를 높이는 유례없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또 “(북한 파병은) 한국 정부뿐만 아니라 미국에도 큰 관심사가 됐다”며 “우크라이나 전쟁이 전 세계적인 분쟁이 됐고,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뒤흔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7월 11일(현지시간) 워싱턴 DC '월터 E. 워싱턴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지원 협약 행사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이름을 '푸틴'(러시아 대통령)으로 잘못 불렀다가 정정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설리번 전 대사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 국무부 부장관을 역임한 인물로, 지난 2020년 2월부터 2022년 9월까지 주러 대사로 재임하면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모스크바에서 직접 지켜봤다. 이 분야의 최고 전문가로 꼽히는 그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쉽게 끝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러시아에서 물러날 의사가 없고 우크라이나의 항전 의지도 강하기 때문이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오는 11월 미국 대선에서 승리하면 취임 후 ‘24시간 내’ 전쟁을 끝내겠다고 공언했으나, 실현되기 어렵다는 평가도 나왔다. 설리번 전 대사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글로벌 차원의 전쟁으로 확대된 만큼, 전쟁을 마무리 지으려고 하면 복잡하게 연계된 세계전쟁에서 미국이 밀려난다는 신호를 줄 수 있다. 이 때문에 누가 차기 미국 대통령이 되더라도 그런 결정을 내리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한국 정부를 향해 장기전을 고려해야 한다며 “전쟁이 마무리된다고 하더라도 ‘종전’보다는 ‘휴전’ 성격이 강할 것”이라며 “한국 정부는 우크라이나 지원책을 고려할 때 이 부분을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용현 국방부 장관.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같은 날 한미 안보협의회의(SCM) 참석차 미국을 방문 중인 김용현 국방부 장관은 북한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파병한 것에 대한 정부 대응과 관련해 "가능한 범위 내에서 단계적으로 지원이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장관은 "단계적이라는 것은 (우크라이나) 전황이 어떻게 진행되느냐 하는 것과 국제사회와의 연대를 의미한다"면서도 "파병은 전혀 고려치 않는다는 것을 분명히 말한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실은 일부 언론에서 정부가 북한의 러시아 파병에 대한 맞대응으로 155㎜ 포탄 지원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온 것에 대해 "우리가 155㎜ 포탄을 직접 우크라이나에 지원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는 사실은 틀린 내용"이라며 "우크라이나 특사가 한국에 조만간 오게 되면 구체적으로 한국이 우크라이나와 어떤 협력을 할지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슈&트렌드팀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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