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영기자
올 연말 양산을 목표로 했던 인텔의 1.8나노(18A) 공정이 2026년까지도 실현되기 어려워 보인다는 보도가 나왔다.
29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이 인용한 소식통은 현재 인텔 공급업체들이 18A 공정 기술에 맞는 칩을 설계하고 시뮬레이션하는 데 필요한 자료와 도구를 인텔로부터 아직 받지 못했고 인텔 공장에도 접근할 수 없는 상태라며, 인텔이 2026년까지 18A 공정으로 반도체 칩을 대량으로 생산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전했다. 또 애플과 퀄컴 등 일부 잠재적 고객들이 기술적인 이유로 인텔의 18A 공정을 사용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18A 공정은 인텔이 2021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 재진출을 선언하며 야심 차게 추진한 반도체 공정이다. 앞서 인텔은 지난 2월 'IFS(인텔 파운드리 서비스) 다이렉트 커넥트' 행사에서 2025년으로 계획됐던 1.8㎚(1㎚=10억분의 1m) 양산 시점이 올해 연말로 앞당겨졌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세계에서 5나노 이하 파운드리 양산은 TSMC와 삼성전자만 가능한데, 1.8나노는 현재 두 기업의 양산 단계인 3나노보다 앞선 것이어서 당시 시장을 놀라게 했다.
그러나 지난달 반도체 설계업체인 브로드컴이 인텔의 18A 공정을 테스트한 결과 대량 생산에 적합하지 않다는 결론을 내렸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당초 인텔이 세웠던 연말 양산 목표에도 먹구름이 낀 상태였다.
이와 더불어 외신은 펫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가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AI) 칩 '가우디'의 매출 목표를 투자자들에게 부풀려 말한 정황도 포착됐다고 전했다. 지난해 초 인텔 내부에서는 가우디 칩을 최대 5억달러(약 6922억원)까지 판매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겔싱어 CEO는 그해 7월 실적발표에서 투자자들에게 "AI 가속기 매출이 10억달러(약 1조3000억원)를 넘어섰고 가우디가 이를 견인하고 있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10억달러라는 매출 목표가 제시된 시점에 인텔은 TSMC로부터 충분한 공급량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였고, 인텔이 매출 목표치를 채우기 위해 AI 칩과 관련 없는 다른 칩도 포함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인텔은 엔비디아가 장악한 AI 칩 시장을 겨냥해 자체 칩 '가우디' 개발에 나섰고, 대만 TSMC에서 이를 생산해 현재 가우디 3까지 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