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주형기자
민희진 어도어 전 대표가 최근 외모 품평 논란이 불거진 '하이브 내부 보고서'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해당 문건의 제작 취지가 K-팝 산업 관련 경험이 부족한 임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한 것이었다고 추측하면서도, 산업 전반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는 글이었다며 지적했다.
민 전 대표는 29일 유튜브 채널 '김영대의 스쿨오브뮤직'에 참석했다. 앞서 하이브와 여러 차례 갈등을 빚어 온 그는 하이브의 산하 레이블인 어도어 대표이사직에서 해임된 바 있다.
민 전 대표는 이날 인터뷰에서 최근 국정감사에 제출된 하이브 내부 문건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그 역시 대표이사 재임 시절 해당 문건을 접했다며 "제가 사실 그 문건을 거부했다"라고 했다. 민 대표는 "나중에는 신랄한 비판 메일을 보내기도 했다"라며 "도대체 이게 뭐하는 건가, 누구를 위한 글이고 목적이 뭐고, 이런 게 재밌나"라고 원색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이 산업(K-팝)이 커지면서 (임원진에) 산업군을 잘 모르는 다양한 배경의 사람들도 들어왔다"라며 "그런 사람들한테 K-팝을 이런 식으로 알려준다고? 이게 저한테 가장 무서웠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즉, 해당 보고서는 K-팝 산업 동향에 익숙지 않은 임원을 위한 일종의 가이드로 작성됐지만, 오히려 산업에 대한 왜곡된 시각을 전달할 위험이 있다는 게 문제라는 지적이다.
민 전 대표는 "이런 걸 주입식으로 가르치면 앞으로 어떻게 되겠나. 이 사람들이 (잘못된 시각에) 물들 수도 있다"라며 "그래서 내가 (내부 문건에) 비판 메일을 작성했던 거다. 당당하면 차라리 (문건을) 밖에 공개하라, 보여줄 수 있나"라고 되묻기도 했다.
앞서 지난 24일 진행된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감에서 하이브의 내부 문건이 자료로 제출된 바 있다. 이 문건에는 SM, YG, JYP 등 여러 유명 연예기획사 소속 아이돌 그룹의 외모를 품평하는 듯한 내용이 다수 수록돼 논란이 불거졌다.
다만 해당 보고서에 대해 하이브는 "국회에서 공개된 당사의 모니터링 보고서는 팬덤 및 업계의 다양한 반응과 여론을 취합한 문서"라며 "업계 동향과 이슈를 내부 소수 인원에게 참고용으로 공유하기 위해 커뮤니티나 SNS 반응을 있는 그대로 발췌해 작성됐으며, 하이브의 입장이 아니"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