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다연기자
서울시립대학교 환경원예학과 김승일 교수 연구팀이 반수체 유전형 정보를 반영한 소나무 표준 유전체를 구축하고, 거대 유전체 진화 과정과 반수체 간 유전적 차이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김승일 교수가 교신저자로, 장민정 박사와 조혜정 박사가 제1저자로 참여했다. 또 국립산림과학원과의 공동연구로 진행돼 박응준 박사가 공동 교신저자로 참여했다. 한국연구재단 신진연구지원사업, 농림축산식품부 디지털육종전환기술개발사업, 산림청 산림과학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이번 연구는 겉씨식물 중 최초로 소나무 반수체 단위 표준 유전체를 구축하고 반수체 기반 야생 개체 유전 변이 탐색을 시도한 첫 사례다. 연구팀은 반수체 유전형 정보를 기반으로 소나무 유전체 변이를 상세히 분석하고, 거대 유전체 진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유전적 차이를 규명했다.
특히 소나무 속 종 분화가 이뤄지는 과정에서 유전체 재배열과 중요 기능성 전사인자의 진화 작용을 규명하는 데 기여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연구 결과는 ‘Haplotype-resolved genome assembly and resequencing analysis provide insights into genome evolution and allelic imbalance in Pinus densiflora’라는 제목으로 학술지 네이처 제네틱스(Nature Genetics)에 지난 20일 온라인 게재됐다.
대부분의 식물은 두 쌍의 반수체로 구성된 이배체로 존재하는데 한 쌍은 어머니로부터, 다른 한 쌍은 아버지로부터 물려받는다. 연구팀은 한국의 상징적인 소나무 ‘정이품송’을 대상으로 최신 유전체 조립 방식인 ‘단계적(Phasing) 기법’을 활용해 총 21.7기가바이트(GB)에 달하는 고품질 반수체 유전체 2세트를 구축했다. 이는 인간 유전체의 7배 이상에 해당한다.
또 연구팀은 소나무 속 유전자 다양성에 대한 연구의 일환으로 국내 소나무 야생종 30개체를 대상으로 반수체 정보를 반영한 서열 변이 분석을 최초로 시도했다. 이를 통해 개체별 유전적 변이가 소나무 유전자 다양성에 미치는 영향을 밝혀내며, 다수 개체의 유전체 정보를 반영한 데이터 구축이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했다.
김 교수는 "이번 연구는 소나무 및 주요 수목에 대한 육종 연구의 중요한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며 "소나무재선충 저항성, 송이 육종, 탄소 절감 등 기후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품종을 개발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