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론' 의식했나…삼성 한종희, 실적 질문에 '침묵'

22일 KES 2024 참석
밸류업 계획 등 회사 관련 질문에 신중한 태도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이 22일 '한국전자전(KES 2024)'에서 삼성전자 위기론을 인식한 듯한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평소 한 부회장은 취재진의 질문에 흔쾌히 답을 하기로 유명하지만, 이날은 삼성전자의 실적과 주가 부양을 위한 밸류업 계획 등 회사의 대내외적 상황과 관련된 취재진의 질문에 일절 입을 열지 않았다.

한 부회장은 이날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KES 2024에 참석했다. 그는 주관사인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KEA) 회장직을 맡고 있다.

이날 많은 취재진이 행사 전후로 한 부회장의 동선을 따라다니며 다양한 질문을 했지만, 그는 침묵으로 일관했다. 박성택 산업부 차관, 박청원 KEA 부회장 등과 함께 전시장을 관람하면서도 한 부회장은 최대한 말을 아꼈다. LG전자의 부스에서 인상 깊게 본 제품이 무엇이냐는 현장 진행자의 질문에도 박 차관에게 대답 기회를 넘겼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가운데)이 2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KES 2024'에 참석해 부스 투어를 하고 있다. [사진=한예주 기자]

지난해 KES 2023에서 실적 개선 가능성을 언급하거나 로봇 산업에 대해 기대감을 나타냈던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다음 달에 있을 정기 인사 시즌과 삼성전자 위기론을 반영한 듯 보인다.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 '어닝 쇼크'를 기록했고, 주가는 연중 최저 수준으로 추락했다. 외국인 투자자도 거의 한 달 내내 삼성전자 주식을 순매도 중이다.

그나마 한 부회장은 무라타전자의 부스를 둘러볼 때 가장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한 부회장은 KES 이노베이션 어워즈 수상 제품인 무라타전자의 USCD를 살펴보면서 "좋은 아이디어"라고 평가했으며, 한국무라타 사장인 미즈노 토시히로에는 "See you next time.(다음에 또 만나요)"하며 악수를 청하기도 했다.

인공지능(AI)과 관련한 질문에도 간단히 답을 했다. 한 부회장은 이날 행사 시작 전 취재진들과 만나 "아무래도 AI가 대세"라며 "인공지능(AI)도, 우리 산업도 더 발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환영사를 통해서도 AI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한 부회장은 "AI 기술은 로봇, 자율 제조부터 리걸테크(법률 기술 서비스) 등 서비스 분야까지 우리에게 익숙했던 기술 환경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며 "한국전자전은 AI 기술을 통해 산업과 산업이 융합되고 지속가능한 미래 전략을 나누는 축제의 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전자산업은 결코 쉽지 않은 해였다. 글로벌 공급망의 불안정과 미·중 패권 경쟁은 산업 전반에 걸쳐 심각한 도전 과제를 안겼다"며 "올해도 미국과 중국 간 전략적 경쟁이 강화되고 불안한 글로벌 안보 정세가 지속되고 있지만, 전자산업인의 끊임없는 노력과 굳건한 의지, 정부의 촘촘한 지원이 결합돼 전자산업은 다시 한 번 성과를 이뤄내고 있다"고 진단했다.

산업IT부 한예주 기자 dpwngks@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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