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마세라티 뺑소니범' 누군가 했더니…'불법도박 범죄 연루 정황'

경찰, 피의자 및 주변인 대상으로 수사 방침

만취한 채 고급 외제차를 몰다가 오토바이를 타고 있던 연인을 죽음에 이르게 하고 도주한 운전자의 정체가 드러났다. 경찰 조사 결과 피의자는 불법 도박사이트와 관련된 인물로 파악됐다.

18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광주경찰청 형사기동대는 이날 마세라티 차량 운전자 김모씨(32)에 대한 여죄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그가 불법 도박사이트 범죄와 연루된 정황을 일부 파악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25일 오후 광주 서부경찰서에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관계자들이 '음주 뺑소니 사망사고' 차량인 마세라티를 대상으로 정밀 감정을 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경찰은 김씨가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범죄와 연루됐는지 공개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점조직 형태로 역할을 나눠 움직이는 사이버도박 범죄 특성상, 김씨는 자금세탁, 대포통장 모집 등 특정한 역할을 맡은 것으로 추측된다. 경찰은 김씨가 장기간 태국에 머무는 등, 외국에 여러 차례 오간 것도 사이버도박 범죄와 무관치 않다고 보고 있다.

앞서 9개월간 태국에 체류하던 김씨는 사고 발생 3일 전인 지난달 19일 한국으로 입국했다가, 뺑소니 사고 직후 해외 도피를 시도했으나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경찰은 김씨의 도주를 도왔다가 형사처벌 대상이 된 그의 주변인들도 도박 사업에 관여했는지 등을 확인할 방침이다.

김씨는 지난달 24일 오전 3시11분께 광주 서구 화정동 도로에서 술을 마신 상태로 마세라티를 운전하다가 앞서가던 오토바이를 추돌한 뒤 달아난 혐의를 받는다. 이 사고로 오토바이 탑승자 1명이 숨지고 다른 1명은 크게 다쳤다.

사고 직후 김씨는 또래 지인들의 도움으로 대포폰을 사용하며 대전·인천·서울 등으로 도피 행각을 벌였고, 최종적으로 해외 도피를 위해 두 차례 비행기표를 예매했으나 출국금지 조처를 우려해 탑승을 주저하다가 결국 서울에서 검거됐다.

경찰 조사 결과 김씨가 운전한 마세라티는 특정 법인 소유의 대포 차량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이후 해당 법인 명의로 된 다른 차량 10여대도 대포 차량으로 추가 확인했으며, 법인 대표 등 4명을 자동차 관리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

이슈&트렌드팀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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