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번 공고 내고 연봉 5억원까지 올려'…적십자병원 전문의 구인난

박희승 의원, 적십자병원 6곳 중 올해 4곳 '휴진'
"공공의료기관 휴진 시 취약계층 의료공백 우려"

공공보건의료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적십자병원이 의사를 구하지 못해 자주 휴진하면서 취약계층의 의료 공백이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연봉을 올려 재차 공고를 내도 전문의 채용 자체가 쉽지 않고, 퇴직률도 심각한 수준이다.

1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박희승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한적십자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산하 6곳의 적십자병원 중 올해 4곳에서 일부 과목이 휴진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서울적십자병원 가정의학과는 결원 발생 및 전문의 구인난으로 작년 7월1일부터 올해 3월31일까지 진료를 보지 못했다. 2023년 연봉 1억2400만~1억4000만원을 제시하며 두 차례나 공고를 냈지만 인력을 충원하지 못했고, 올해 최대 연봉 1억7000만원으로 세 번째 공고를 낸 뒤에야 간신히 채용이 이뤄졌다.

인천적십자병원 신경외과는 올해 3월1일부터 6월30일까지 휴진하면서 연봉 3억4000만원에 두 차례나 공고한 끝에 의사를 채용할 수 있었다. 상주적십자병원 이비인후과는 작년 4월1일부터 올해 2월4일까지 장기간 휴진했으며, 1차 공고에서 연봉 2억7000만원을, 2~8차 공고에서 연봉 2억9000만원을 제시했는데도 채용이 장기간 지연되다 지난 8월21일부턴 전문의 퇴사로 다시 휴진 상태다.

통영적십자병원 신경과는 작년 3월27일부터 10월30일까지 휴진했는데. 연봉 2억9100만~3억100만원에 세 차례나 공고를 냈지만 끝내 채용을 못 해 국립경상대병원의 전문의를 파견해 운영 중이다. 또 거창적십자병원 영상의학과는 올해 열 차례나 공고를 낸 뒤에야 가까스로 의사를 구할 수 있었는데 이 과정에서 제시된 연봉은 처음 4억5000만원에서 최종 5억원까지 올랐다.

어렵게 채용이 이뤄져도 퇴직률 또한 높았다. 올해 8월 기준으로 거창적십자병원의 퇴직률이 33.3%로 가장 높았고 이어 서울 31.6%, 상주 26.3%, 영주 15.8% 등의 순이었다.

박 의원은 "공공의료기관인 적십자병원의 휴진이 장기화할 경우 취약계층이 의료 사각지대에 놓일 수 있다"며 "특히 지방 소재 병원의 경우 결원 발생 시 지역적 한계로 충원에 어려움이 큰 만큼 공보의 배치를 늘리고 정주 여건 등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이오중기벤처부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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